김태균 감독 "'크로싱' 준비하며 내가 살아있는게 미안했다"


영화 '늑대의 유혹' '화산고' 등을 통해 독특한 연출력과 화려한 볼거리로 관객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던 김태균 감독이 이번에는 '탈북자'라는 독특한 소재의 영화를 선보이며 영화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크로싱>은 2002년 3월 탈북자 25명의 베이징 주재 스페인 대사관 진입사건에서 출발, 탈북자의 가양한 실화를 모태로, 가족의 약과 식량을 구하기 위해 북한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와 그를 찾아 나선 열한 살 아들의 잔인한 엇갈림을 그린 작품. 특히 김 감독은 <크로싱>을 준비하면서 많은 눈물을 흘렸다며 각별한 의미의 영화임을 재차 강조했다.

5일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영화 <크로싱>(감독 김태균, 제작 캠프B) 언론시사 및 기자간담회에서 김 감독은 "정치적 이념이나 그런 것은 모른다. 나는 반공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으로 북한을 옹호하자는 뜻 또한 없다"면서 "다만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아사와 탈북자들의 애환을 담고 싶었다"라고 제작의도를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사실 이 영화가 개봉할 것이라는 생각은 못했었다. 소재가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보니 제작진이나 투자자들 또한 외면할 수 있고 더욱이 정치적 논란 마저도 일수 있어 많은 고민을 했던 작품이다"고 털어놨다. 김 감독은 "그러나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많은 눈물을 흘리며 내가 살아있는 것 조차 미안해졌다"면서 "꼭 작품을 만들어야겠다 생각했고, 힘들게 만든 작품인 만큼 개인적으로 감개무량…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사실 지금 현재 어쩌면 유럽, 독일보다도 북한이라는 곳이 멀게 느껴지는 것 같다"면서 "이 영화를 통해 한번쯤은 우리 민족인 북한 동포들을 생각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디지털뉴스팀 김명신 기자 s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