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당 3901만원 … 가계빚은 눈덩이

가계 빚이 사상 최대 규모인 640조5000억원으로 불어났다.

가구당 부채는 3901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은행이 9일 내놓은 '2008년 1분기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할부 잔액 등을 합한 가계신용(가계빚) 잔액은 640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말보다 9조8000억원 늘어난 것이다.

1분기 증가액으론 2002년 1분기(26조4000억원 증가) 이후 6년 만의 최대치다.가계신용 잔액을 통계청의 2007년 추계가구 수(1641만7423가구)로 나눈 가구당 부채는 3901만원으로 지난해 말(3841만원)보다 60만원 늘어났다.

올해 가계빚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은행들의 가계대출(올 1분기 4조335억원 증가) 외에 신용협동기구(2조3685억원)와 국민주택기금(1조1239억원) 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란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통상 1분기에는 연초 상여금 지급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는 신용협동기구와 국민주택기금쪽에서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전체 가계빚이 대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특히 은평뉴타운 개발로 원주민들이 이주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전세자금 대출을 이용하면서 국민주택기금 대출이 크게 늘어났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예금은행 대출 중 주택용도 대출의 비중은 전 분기 43.7%에서 올 1분기에는 40.7%로 하락했다.

신용카드 등에 의한 판매신용 잔액은 올 1분기 말 현재 35조4912억원으로 2098억원 증가에 그쳤다.한편 한은은 가계빚이 증가했다는 사실만으로 국내 가계의 재정 건전성이 취약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개인 부문 전체로는 작년 말 현재 금융자산(1707조3000억원)이 금융부채(739조7000억원)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