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달라진다] 최시형 한국실내건축가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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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순서는 기획시리즈 '집이 달라진다' 시간입니다. 70년대 후반 우리나라에 아파트가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어느새 우리에게 집이라고 하면 아파트, 공동주택이 대표명사처럼 사용되고 있는데요.
네모반듯한 평면과 거실을 넘어 디자인과 문화에 대한 고찰이 점점 집에 담기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첫번째 순서로 20여년간 실내건축인테리어 업계를 끌어 온 최시형 한국실내건축협회장을 이주은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이주은 기자>
오랫동안 주택인테리어 업계에 종사하시면서 주거문화를 리드해 오셨는데요. 수많은 작품을 만드시면서 집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최시형 회장>
집이란 무엇인가....모든 걸 담아내는 게 아닌 가 싶다. 모든 것이란 것은 예전에는 건강일 수 도 있고..부일 수도 있고… 자신에 대한 교육, 질 높은 체험, 경제적 부가가치… 다시 얘기하면 이제 집이라는 것은 거꾸로 뭐 하나라고 얘기할 수 없다는 거예요. 모든 계층, 모든 요구를 다 수용해야하는 거죠. 그 중에 공통분모…편안함과 안락함, 편리함, 동선의 간소화 등은 앞으로도 계속가야할 공통 분모이면서 또 다른 무언가를 디자이너들과 건설사들이 찾아가야하죠. 또 다른 무엇은 베스트 원이라기 보다는 온리 원…유일한 무엇인가를 만들어가야죠.. 사람들은 유일한 무엇인가를 계속 찾아 헤매니까..
이주은 기자>
타워팰리스부터 미켈란, 헤르만하우스 등 다양한 작품을 해 오시면서 집을 그리는 과정도 변화해 왔을 것 같은데요.
최시형 회장>
저희는 디자이너다 보니까…괴테가 그랬다 그래요. 크리에이티브란 사람들이 즐기는 것을 디자인 하는 게 아니라 즐기고 싶어하는 것을 디자인 하는 거다
타워팰리스가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가 되는데요. 너무 뛰어난 작품이라기 보다 우리나라 주거문화의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봐요.
처음 타워팰리스에 참여하면서 방을 하나 없앴거든요. 그때 당시 모든 사람들은 몇 평은 방 몇 개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는데 패밀리룸이라는 걸 만들고 디자이너를 앞세워 책임지는 디자인의 컨셉을 정립했죠. 우리나라 건설업계에서는 처음 있었던 일입니다.
미켈란 같은 경우도 요철이 많은 참 어려운 평면이었는데…물이라는 것을 다이닝에 접목시켰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최초의 시도였죠. 그런데 오히려 그 게 이슈가 되서 …
이주은 기자>
시장 반응과 호응도 간과할 수 없고 클라이언트인 시행-시공사의 입장도 배제하기 쉽지 않을텐데요. 디자이너로서 아트적인 측면과 현실적인 측면의 접목점을 찾기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최시형 회장>
저희 입장에서는 색다른 뭔가를 자꾸 보여줘야하는 데 너무 앞서가면… 지금 2만불의 문화인데 3만불의 문화를 가져오면 당황해 해요. 적당히 믹스시켜서 받아들일 수 있는 시점에 맞게 보여줘야하겠죠. 제가 한 20년 했는데 예전에는 프로젝트 하나를 해도 전쟁이었어요. 내가 원하는 컨셉을 구현하려면 전쟁을 치뤄야됐는데…요즘은 오히려 백지장 상태에서 저희를 받아들이는 때가 됐어요. 그래서 더 책임감을 느낍니다.
이주은 기자>
분양가 상한제 시행 등으로 부동산 시장 상황 좋지 않아 새로운 평면이나 디자인을 개발하기에는 쉽지 않은 환경이라는 볼멘 목소리도 많은 데요… 현 시장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시고, 어떤 점들이 개선되야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최시형 회장>
글쎄 그 부분은 20년전부터 지금까지 늘 그래왔던 부분인 것 같아요. 특별히 요즘이라기 보다 IMF도 겪었고…경제가 좋았을 때는 집값이 너무 오르니까 거기에 대한 규제도 많아졌었고..그런 부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아요.
시장상황이 않좋다고들 얘기는 하는데..안좋은 만큼 돌파구는 있고 방법은 있다고 봅니다.
새로운 상품이 나올 꺼고. 창의적인 게 나올테고. 새로운 소비형태에 따른 주거형태가 나올꺼고 그건 역사 이래로 수백년 그렇게 이뤄지지 않았나…머무는 건 썩는 거니까요.
이주은 기자>
건축인테리어라는 일은 현대인들의 주거문화를 반영하기도 하지만 새로운 공간가치 창출을 통해 수요를 이끌기도 하는 것일텐데요. 앞으로 또 시도해 보고 싶은 것들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최시형 회장>
주거디자인만 20년간 하다보니까 주거문화에 대해 책임감을 많이 느끼게 되요.
뭔가 직접적으로 얘기하지 않더라도 간접적으로 주거문화의 올바른 문화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요. 요즘 아이들이 미디어 중독증에 빠져있고.. 최근 일본이나 미국에서의 폭력, 무차별적인 총기사건 등을 볼 때 인터넷 환경이 바람직한 것 만은 아닌 것 같아요.
아날로그 적인 감성을 많이 표현하려고 해요. 이 집(용현엑슬루타워)에서도 목재를 사용해 봤고. 물도 한 때 많이 활용했었는데…물도 같은 에너지이지만 회복의 에너지라는 의미가 있어서 즐겨씁니다. 피곤에 지친 일상 속에서 작은 부분이라도 에너지를 줄 수 있는 감성적인 공간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그 부분에 중점을 둬요.
바램이라고 한다면..여기에 동감하는 디자이너와 사회가 함께 동참해주면 더 발전해 가겠죠. 이런 아날로그적인 디자인, 주거문화를 더 발전시켜가는 게 제 남은 디자인에 대한 꿈이죠…
이주은기자 jooeunwi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