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캐포츠 브랜드 EXR 나이키도 두렵지 않은 비결은

캐주얼 접목해 디자인 혁신 … 주.월단위로 신제품

나이키,아디다스,푸마 등 글로벌 브랜드들의 각축이 치열한 국내 스포츠의류 시장에서 토종 캐포츠(캐주얼+스포츠) 브랜드가 선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10~20대가 선호하는 EXR(이엑스알)이 그 주인공.특히 스포츠의류 분야에선 나이키를 앞설 정도다.

2002년 설립된 EXR은 지난 4월 매출이 160억원으로 창립 이래 최대 월간 매출을 기록했다.

5월에도 140억원으로 목표를 39% 초과,1~5월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0% 신장한 700억원에 달했다.국내 스포츠의류 시장(지난해 3조7000억원)이 올해 8% 성장이 예상되는데 EXR은 이보다 4배 가까운 고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 내 매장이 100개를 넘었고 일본 인도네시아에도 진출했다.

EXR의 약진은 롯데백화점의 스포츠의류 매출 조사에서 확인된다.롯데백화점이 지난 4월 중 전국 24개 점포의 스포츠의류 매출(정상판매 기준)을 집계한 결과,EXR이 13개점에서 1위(나이키 4개점,헤드 3개점,아디다스.휠라.르꼬끄.K-SWISS 각 1개점)를 기록했다.

운동화를 합치면 나이키가 앞서지만 의류만큼은 나이키를 누른 것이다.

이 같은 선전의 비결은 빠른 상품 출시 덕이다.부산에서 의류사업을 하다 매형과 함께 EXR을 창업한 민복기 대표(49)는 글로벌 브랜드들에 맞서려면 스피드와 디자인 차별화뿐이라고 보고,시즌 단위가 아닌 주.월 단위로 최신 디자인을 출시하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경쟁사들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빠른 제품 회전력을 갖춘 것.민 대표는 "글로벌 브랜드들도 스포츠의류는 디자인이 천편일률적이었다"며 "스포츠에 캐주얼을 접목시킨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승부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EXR이 카피 위주의 시장에 휩쓸리지 않고 한 발 앞선 디자인으로 시장을 선점한 것으로 평가한다.

EXR은 다른 브랜드들보다 가격이 20~30% 비싼 데다 '노 세일' 브랜드로도 유명하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 저가 유사제품이 쏟아져 고전하기도 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올해부터 저렴한 티셔츠부터 고가 클래식 제품까지 가격폭을 10~20%가량 넓힌 다양한 제품을 내놔 의류 매출이 35%,가방.신발은 25% 늘어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은수 EXR 영업이사는 "본격 해양 레저.스포츠시즌을 맞아 여름 스포츠웨어의 기획력을 보강하고 생산 속도를 더욱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R은 설립 첫해인 2002년 매출 110억원에서 지난해 1550억원으로 6년 만에 15배로 늘어났다.

올해는 경쟁 격화 등을 감안,매출 목표를 보수적으로 1600억원으로 잡았다.하지만 스키복 등 고가 제품 비중이 큰 하반기에도 매출 호조세가 이어질 경우 연간 매출은 1900억원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