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초등생 피랍사건 허양 시신 발견…계곡에 알몸 상태로 부패도 심해

지난달 30일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에 의해 대구 달성군 유가면 자신의 집에서 납치돼 소식이 끊겼던 허은정(11ㆍ초등6년)양이 피랍 2주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12일 허양의 집 인근지역 수색에 들어갔던 대구 달성경찰서는 이날 허양의 집에서 1.5km가량 떨어진 유가면 속칭 용박골 6부 능선에서 납치 당시 허양이 입고 있던 반바지와 티셔츠 등 옷가지를 발견한 데 이어 오후 5시경 8부 능선에서 허양의 시신을 발견했다.허양의 시신은 발견 당시 계곡 옆으로 난 인도에서 5m가량 떨어진 비탈길에 알몸 상태로 엎드린 채 심하게 부패된 상태였다.

경찰은 부패 상태가 심한 것으로 미루어 사망한지 일주일 가량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성폭행 당한 뒤 살해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납치범이 허양을 살해한 뒤 계곡으로 던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 등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허양은 지난달 30일 오전 4시 10분경 자신의 집에서 자고 있던 중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자 1-2명이 할아버지를 폭행하자 이를 말리는 과정에서 납치됐다.

경찰은 허양이 납치될 당시 범인이 허양의 할아버지(72)에게 다짜고짜 "당신은 맞아야 된다"고 말했다는 할아버지의 증언에 따라 원한관계에 의한 범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허양 가족의 주변 인물들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하지만 허양의 할아버지가 당초 범인이 1명이었다고 진술했다가 이후 2명이라고 말을 바꾸는 등 진술에 일관성이 없어 사건에 연루된 범인이 몇명인지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한편, 허양이 숨진 채 발견됨에 따라 경찰의 부실한 초동수사가 또다시 논란거리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