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하단으로 밀린 코스피..반등할 힘 부족"

12일 선물옵션동시만기 이벤트를 맞아 코스피 지수가 제대로 충격을 받았다.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물 폭탄에 시달린 지수는 40포인트 넘게 급락하며 1740선 밑으로 주저앉았다. 대외 변수의 불확실성 속에서 박스권 하단부인 1740선에 도달한 지수는 이제 추가하락과 반등의 갈림길에서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인 경기 전망은 이미 시장에 반영된 듯 보이는데다 악재들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수급 불안도 진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반등을 위한 모멘텀이 아직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13일 대신증권 양해정 투자공합팀장은 "유가상승과 인플레이션이라는 악재는 이미 상당 부분 시장에 반영돼 있다"면서 "유가라는 대외변수 외 기업이익 측면에서는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는 기본적으로 9%대 이상의 성장세를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보이고 미국 경제도 3분기부터는 점차 회복될 것이란 점에서 국내 증시도 점차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판단.

추가 하락보다는 반등의 가능성이 더 높다면서, 주가 반등시 지난 고점인 1900선 이후 낙폭이 컸던 종목들을 중심으로 주가 되돌림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전기전자와 증권, 운수장비 업종, 특히 전기전자 업종은 하반기 이익 증가율이 높고 인플레 문제에서 한발 비켜서 있어 반등폭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우리투자증권 이윤학 연구위원은 "중요 지지선으로 인식되던 1760선이 무너지고 60일 이동평균선과 120일 이동평균선도 붕괴됐다"면서 "중기 추세 전환 가능성을 보이던 와중에 지지선이 붕괴된 만큼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2차 지지선을 1720~1740P로 제시하고, 이를 하회할 경우 단기적인 하락 추세로의 전환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판단.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도 모멘텀 부재와 수급구도의 악화 사이에 끼인 국내 증시는 당분간 하락 리스크를 높여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전세계 경제가 경기 침체와 물가상승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외부 모멘텀을 찾기가 쉽지 않고, 미국의 조기 긴축 가능성 확대로 비달러화 자산시장에서의 유동성 위축이 예상돼 수급 측면의 어려움 역시 클 것으로 판단.

김 연구원은 "전날 대만 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의 순매도 규모가 5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이머징 마켓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이 심상치 않은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락에 따른 자율반등 이외엔 뚜렷한 반등의 계기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일부 우량 실적주나 대체에너지 관련주를 제외하고는 현금 비중을 높이는 리스크 관리 중심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양증권도 주식시장이 꺼려하는 글로벌 긴축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기술적 범주를 벗어난 추세적 반등이 힘들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당분간 목표 수익률을 낮춰잡고 종목별 집중력을 기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