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도 두꺼운 '유리천장'?

미국 월가에서 가장 직위가 높아 최초의 금융회사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리먼브러더스의 에린 캘런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신용위기 파편을 맞아 결국 낙마했다.

이에 따라 여성의 직위 상승을 가로막는 월가의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리먼브러더스는 12일 캘런 CFO를 경질하고 후임에 이언 로위트 공동 최고관리책임자(CAO)를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조지프 그레고리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사임시키고 그 자리에 허버트 맥데이드 글로벌 주식부문 최고책임자를 선임했다.

캘런의 사임은 리먼브러더스가 지난 2분기 1994년 상장 이후 처음으로 28억달러의 손실을 낸 데 따른 문책 성격이 강하다.낙마한 캘런은 작년 12월 여성으로선 월가에서 가장 높은 CFO로 임명된 이후 리먼브러더스의 간판으로 소개되면서 차기 CEO 후보로 관심을 모았었다.

캘런은 1995년 리먼브러더스에 입사해 2000년 임원급인 매니징디렉터로 승진했다.

이후 글로벌 투자부문을 책임지다 리먼브러더스가 신용위기 여파로 어려움에 처하자 구원투수로 지목돼 CFO로 발탁됐다.그러나 불과 6개월 만에 CFO에서 낙마함으로써 여성이 월가에서 CEO가 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