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자금 잇따라 '한국탈출'…중동 오일머니도 매수세 급감

美·英 자금 잇따라 '한국탈출'…중동 오일머니도 매수세 급감
이달 들어 외국인 순매도가 2조원을 넘은 가운데 외국인 매수세를 주도해왔던 '오일머니'도 매수 규모를 대폭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투자 규모가 큰 미국 및 영국계 자금의 이탈이 심화되고 있어 수급 상황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순매수 규모가 9654억원(월평균 1931억원)으로 1위였던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달 들어선 순매수액이 532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매달 평균 575억원씩 총 287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던 아랍에미리트도 이달에는 74억원으로 감소했다.

쿠웨이트는 올 5월까지 순매수 규모가 362억원에 달했지만 6월 들어서는 21억원의 순매도로 전환했다.외국계 증권사들은 중동 산유국들이 글로벌경기 둔화를 우려하는 분위기라로 전했다.

안승원 UBS 주식영업본부장은 "중동 국가들이 주요 글로벌 IB(투자은행)들의 실적 발표를 계기로 서브프라임 및 경기 둔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자 자금을 보다 안전한 자산 쪽으로 이동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 및 영국계 투자자금의 이탈은 계속되고 있다.미국계 자금은 이달 들어서만 3103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으며,영국도 2939억원어치를 팔았다.

상당수가 미국계 자금으로 분석되는 홍콩도 2697억원에 달했다.

오일머니를 포함한 외국계 자금의 국내 증시 유턴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예상이 많다.박승무 크레디트스위스 주식부 전무는 "지난달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IT(정보기술)와 자동차 등 수출주를 사들였던 외국인이 중국 관련주와 은행주를 중심으로 매도하며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 주가가 이들 자금을 유인할 만큼 충분히 싸지 않다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대선을 앞두고 미국 정부가 적극적인 경기 관련 조치를 내놓을 경우 외국인의 매매패턴에도 변화가 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