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탐색]M&A로 성장엔진 장착한 '하이쎌'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해양레저도시를 꿈꾸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많다. 해마다 세계 해양관광산업 규모가 커지는데 발맞춰 국내 해양관광 인구도 대폭 늘어가고 있다.

국토해양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내 해양관광 인구는 1999년 9500만명에 불과했지만, 올해에는 두 배 가량이 불어난 2억명 가량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른바 '부자 마케팅'으로 고부가가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해양레저산업에 바다를 낀 대부분 지방자치단체들이 해양레저 시설을 세우려 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는 해양관광레저단지를 세우기 위해 오는 2020년까지 1조원 이상을 투입키로 했다. 때마침 해안을 체계적이고 신속하게 개발하기 위한 지원법인 동서남해안권 발전특별법이 이달 28일부터 시행된다. 지방자치단체들이 계획안을 만들어 국토해양부 장관의 승인을 받으면 곧바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국내 유일 구명정 및 보트업체 인수한 '하이쎌'

이같은 해양레저산업 발전을 노리고 올해초 우량 조선업체를 인수, 장기 성장동력을 마련한 기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코스닥 상장사 하이쎌이 그 주인공이다. 하이쎌은 올 3월 현대라이프보트의 지분 100%를 인수하고 자회사로 편입했다. 사실상 비상장 업체인 현대라이프보트가 하이쎌을 통해 우회상장한 셈이다.

현대라이프보트는 지난 1975년에 현대그룹 계열사인 경일요트로 설립됐다. 1980년까지 요트를 제조해 오다가 현대정공과 합병한 이후 2000년 분사, 지금까지 구명정 및 페리호 등의 특수선을 개발하는데 주력해 왔다. 주요 매출처는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STX조선 등 국내 대기업들이다.

남상우 하이쎌 사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업설명회를 갖고 "국내 유일, 세계 5위권의 구명정 및 특수선박 제조업체인 현대라이프보트가 영위하고 있는 조선사업은 꾸준히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안정적인 사업"이라며 "현대라이프보트 인수는 하이쎌 성장동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올해 英 런던 증시 상장 추진

하이쎌은 자회사 현대라이프보트를 영국 런던 대체투자시장(AIM)에 상장시키기 위해 추진중이다. 이를 위해 토자이캐피탈코리아와 지난 4월초 컨설팅 계약을 체결했다.

토자이캐피탈코리아 및 모회사인 토자이캐피탈그룹은 AIM 상장과 기업금융 관련 컨설팅 회사로 알려져 있다. 영국 런던 및 일본 동경에 지사를 가지고 있으며, 3월27일 공식적으로 서울지사를 개설했다. 현대라이프보트를 런던증시에 상장시킴으로써 기업가치를 국제적으로 재평가받음은 물론, 향후 안정적인 자금원을 확보해 성장성을 확고히 해 나가겠다는 게 하이쎌의 전략이다.

◆회장 대상으로 유증.."사업 자신감 표현'

최근 하이쎌은 진양곤 회장을 대상으로 26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이상윤 동양종금증권 선임연구원은 "현재가 보다 높은 수준에서 회사 경영진을 대상으로 제3자 배정을 실시한다는 것은 향후 사업에 대한 강력한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올 1분기에는 적자사업 부문을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을 통해 실적 개선에도 성공했다. 작년 4분기에 9200만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나, 올 1분기에는 영업이익 2억4900만원을 달성, 전기 및 전년동기 대비 각각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매출액은 106억6377만원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18.1%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다만 세부적으로는 완벽하지 못한 흑자전환이다. 후면광원장치(BLU) 사업부문이 9억92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싸이더스SL 사업부문에서 7억4300만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말부터는 싸이더스SL 사업부도 턴어라운드가 기대되고 있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더불어 리틀즈월드, 빌드어베어워크숍 등의 인기를 이어가면서 4분기께 흑자전환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LCD·조선업 쌍끌이 주주이익 실현할 터"

하이쎌은 기존 LCD사업과 함께 조선업체 인수로 이익 극대화를 도모할 수 있게 됐다. 현대라이프보트를 인수함으로써 평면디스플레이(FPD)산업과 조선산업에 모두 진출한 셈이다.진양곤 하이쎌 회장은 "하이쎌은 이제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FPD(Flat Panel Display)산업과 조선산업에 꼭 필요한 제품을 생산하게 됐다"면서 "이제 단기적으로는 물론 중장기적으로도 안정적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