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맥주전쟁' 개입…인베브 인수 제안에 대한 입장 밝힐듯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세기의 '맥주 전쟁'에 개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15일 보도했다.

맥주 전쟁은 지난주 '벡스' 맥주로 유명한 벨기에의 세계 2위 맥주회사 인베브가 미국의 간판맥주 '버드와이저'를 생산하는 세계 3위 안호이저-부시를 463억달러(주당 65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나서면서 비롯됐다.가디언지에 따르면 안호이저-부시의 지분 5%를 보유하고 있는 버핏 회장은 이번 주 중 안호이저 최고경영자(CEO) 오거스트 부시 4세를 만나 인베브의 제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부시 CEO가 버핏 회장에게 입장 표명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버핏 회장은 안호이저-부시가 인베브의 인수 제의를 무조건 거절해선 안 된다고 믿고 있으며,최근 안호이저-부시 경영진이 내부의사 결정과 법적 제도적 절차 등 때문에 인베브의 인수 제의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데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안호이저-부시 경영진이 주요 주주인 버핏을 만나려는 것은 즉각적으로 인수 제안을 거절할 경우 투자자들의 이익에 반한 결정을 내렸다는 이유로 소송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베브가 제시한 인수 가격은 발표 당시 주가(58.35달러)에 11.4%의 프리미엄을 얹은 것으로,안호이저 주가는 최근 10년 동안 인베브가 제시한 인수가에 이르지 못했다.

만약 인베브가 제시한 가격에 안호이저가 인수된다면 버핏의 지분가치는 23억달러가 된다.창업자의 후손인 부시 CEO는 현재 "선조가 세운 회사를 남의 손에 넘길 수 없다"며 합병에 반대하고 있다.

대신 경영권 방어를 위해 '코로나' 맥주를 생산하는 멕시코 최대 맥주업체 그루포 모델로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50%의 지분을 갖고 있는 그루포 모델로의 나머지 지분도 인수해 덩치를 키우는 방식으로 인베브의 M&A 시도를 무산시키겠다는 복안이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