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우드, 할리우드와 손잡는다

FT "美 영화계 자금공백 인도가 메워"
'할리우드와 볼리우드 거인들의 결합.'

영국의 더 타임스는 19일 할리우드의 거장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데이비드 게펜 등과 세운 드림웍스SKG와 인도 대형기업인 릴라이언스ADA 계열의 릴라이언스 빅 엔터테인먼트가 새로운 영화사 합작 설립을 추진 중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볼리우드(Bollywood)'는 인도 영화의 중심도시 뭄바이의 옛 이름인 봄베이(Bombay)와 미국의 할리우드(Hollywood)'를 합성한 말로 인도 영화산업을 일컫는다.

양사의 합작 규모는 15억달러로 이 가운데 릴라이언스가 6억달러를 댈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드림웍스와 릴라이언스의 연합은 미디어 제국을 건설하려는 릴라이언스ADA 그룹 아닐 암바니 회장의 의지와 독립을 위해 자금이 필요한 스필버그 감독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1994년 설립된 드림웍스는 2006년 비아콤에 팔렸으나 이후 비아콤 계열의 영화사 파라마운트와 갈등을 빚으면서 스필버그 감독은 비아콤과의 계약관계가 끝나는 올해 말 독립할 것이 확실시돼왔다.

암바니 회장은 이미 할리우드 공략을 시작한 상태다.

최근 브래드 피트,톰 행크스,니콜라스 케이지,조지 클루니 등 유명 할리우드 배우 8명이 소속된 영화사들과 제작비의 절반을 투자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게 대표적이다.미국 28개 도시의 극장 250여개를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번 연합은 영화산업에 진출한 지 얼마 안된 릴라이언스 빅 엔터테인먼트가 미디어 전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비즈니스위크는 보도했다.

지난 2월 세계적 투자자 조지 소로스에게 회사 지분 3%를 1억달러에 매각할 때 암바니 회장은 이 자금을 사업확장에 쓰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릴라이언스는 최근 열린 칸 영화제에서 향후 2년간 영화 제작을 위해 1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연합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는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미 영화업계에 생긴 자금공백을 암바니 회장이 메우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영화사들도 볼리우드 업체들과의 제휴에 적극적이다.

매년 1000여편의 영화가 제작되고 있고,2011년이면 연간 4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인도 영화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월트디즈니가 최근 인도 UTV소프트웨어 커뮤니케이션스 지분을 32.1%로 끌어올린 게 대표적 사례다.디즈니는 또 인도의 유명 영화제작자인 야쉬 라지와 애니메이션을 함께 만들기로 했다.

드림웍스에서 4년전 분사한 드림웍스애니메이션(DWA)는 지난 1월 인도 애니메이션업체인 파프리카스 인터액티브서비스와 제휴를 맺었다.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