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社도 지주사 전환 잇따라 … 한국철강ㆍ신성이엔지 등


올해는 중견기업들이 앞다퉈 지주회사 전환을 실시하고 있어 주목된다.

무엇보다 대주주의 지분율을 손쉽게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지주회사의 매력으로 꼽히고 있다.투자자 입장에서는 대주주가 지주회사 지분을 높이는 과정에서 사업자회사 주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시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시가총액 1조원대인 한국철강이 전날 회사 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을 발표했다.

한국철강은 인적 분할을 통해 지주회사인 KISCO홀딩스를 상장 존속회사로 남기고 한국철강을 신설회사로 재상장할 예정이다.한국철강 관계자는 "투자사업부문과 제조사업부문을 분할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극대화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주회사 전환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난해 대기업이 중심이었던 지주회사 전환이 올해 중견기업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올해 2월 트라이브랜즈 동성화학에 이어 4월 일진전기 풍산 하이트맥주 풀무원,지난달엔 신성이엔지와 LS전선 등도 지주회사 전환을 발표했다.중견기업들에 지주회사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대주주의 지배력을 쉽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상헌 CJ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 전환을 발표하는 중견기업 대부분이 대주주 지분이 취약하고 자사주가 많다"며 "인적 분할을 통해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대주주 지분을 손쉽게 높일 수 있어 지주회사 전환 바람이 불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적 분할을 하면 대주주가 지주회사(존속)와 자회사(신설)의 지분을 나눠 가질 수 있는데 자회사 지분을 지주회사 지분으로 바꾸면서 기업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또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는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자회사 장악력을 높이는 수단이 된다.

올해 지주회사 전환을 발표한 중견기업 가운데 LS전선을 제외하고 모두 인적 분할 방식을 사용한 것도 이 같은 이유라는 지적이다.

이 연구원은 "사업자회사가 재상장된 이후 대부분의 경우 대주주들이 자회사 지분을 현물출자나 주식스와프 등을 통해 지주회사 지분으로 바꾸는 작업이 뒤따른다"며 "대주주가 지주회사 지분을 더 높이는 과정에서 자회사 주가가 뜨고 지주회사 주가가 떨어지는 경향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자회사 지분 가치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이상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숨어있던 자회사 가치가 부각될 수 있다"며 "특히 단순히 재무제표에 기재된 장부가치보다 실제가치가 매우 높은 자회사를 보유한 기업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