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수건 다시 짠다" 기업 에너지 절약 百態

심야전기로 얼음얼려 냉방

야외용 전등은 LED로 교체태양광 발전 시설을 갖춘 대형 마트 매장 운영,대기업이 중소기업에 에너지 절감 노하우 전수,경관 조명을 발광 다이오드(LED)로 교체….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산업계 에너지절약 우수사례 설명회'를 열고 고유가 시대를 맞아 기업들이 현업에 적용하고 있는 다양한 에너지 절약 노하우를 공개했다.

기업들은 초기 투자 비용이 더 들더라도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제품과 시설을 만들어야 중.장기적으로 이익이 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홈플러스는 '에너지 절감'을 마케팅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에너지 문제를 걱정하는 소비자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홈플러스는 오는 10월 업계 최초로 '그린 스토어'를 연다.그린 스토어는 건축비의 10%가량을 에너지 절약 시설을 만드는 데 투자한 매장이다.

전력 요금이 할인되는 심야 전기로 얼린 얼음을 활용해 냉방하는 빙축열 냉방시스템,태양광과 풍력을 이용한 발전 시설 등을 갖추기로 했다.

매장의 조도도 기존 대형 마트 매장보다 다소 낮게 잡았다.조승호 홈플러스 이사는 "에너지 소비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이 각각 30%씩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에너지 절감 노하우를 전수하는 선생님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화인스틸 등 10개 중소 철강업체와 '에너지절약 지원 협약'을 체결했다.

포스코 직원들이 제휴 기업으로 파견돼 에너지 절약법을 알려 준다.

포스코는 10개 중소기업과의 에너지 협약으로 연간 20억원가량의 에너지 절감 효과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장행수 삼성전기 수석 연구위원은 전체 조명의 1%만 LED로 교체해도 연간 207억원의 전기 요금을 아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장 연구위원은 "국회의사당 로비,청계천 등에 LED 조명을 설치해 전력 소모량을 조사해 보니 기존 백열등의 6분의 1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용 문제로 LED 조명 보급 작업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며 "정부가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 LED 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유화업계는 에너지 절감을 위해 '적과의 동침'을 선택했다.

정경철 롯데대산유화 과장은 "수요가 한정된 프로필렌을 생산하기 위해 직접 공장을 짓는 것은 낭비라고 판단해 삼성토탈과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며 "프로필렌은 삼성토탈로부터 받고 대신 프로필렌의 원료인 C4유분(부탄 가스)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사옥을 리모델링해 에너지를 절감한 사례도 소개됐다.

아세아시멘트는 사옥에 고효율 조명과 인버터(직류 전력을 교류 전력으로 변환하는 장치)를 설치해 연간 4000만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동양화재도 회사 별관의 냉.난방 시스템을 흡수식 냉.온수기로 교체,연간 6000만원가량의 비용을 줄였다.이승철 전경련 전무는 "한국은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구조인 데다 에너지의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 에너지 가격이 뛰면 경제 전체가 흔들린다"며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덜 소모하는 산업 구조로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