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올 실적전망 '高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 들어있는 47개 국가 중 한국 브라질 러시아 등 3개국만 올 기업실적 전망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굿모닝신한증권과 세계적인 증권정보업체인 IBES에 따르면 올 국내 기업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전망치는 지난 1월 전년대비 16.0%에서 3월 14.9%로 낮아진 후 4월부터 증가세로 반전,이달에는 16.6%로 높아졌다.국제 유가 급등과 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도 실적 전망은 크게 영향받지 않는 모습이다.

국내 기업들의 주요 시장인 이머징마켓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출이 호조를 나타내고 있는 덕분으로 분석된다.

전우종 SK증권 자산운용본부장은 "주요 이머징마켓이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 부진을 상쇄시켜주고 있는 데다 원화 약세로 수출기업들의 이익이 급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그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등 주요 기업들이 경영환경 악화 속에서도 해외 기업에 비해 우수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점도 이유"라고 덧붙였다.

박효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통상 연초에는 실적전망이 낙관적이기 때문에 EPS 증가율 전망치가 높은 수준이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오히려 전망치가 올라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실제 2005년의 경우엔 EPS 증가율 전망치가 1월 0.5%에서 6월엔 -8.7%까지 떨어졌다.또 2006년과 2007년에도 1월에는 각각 13.0%,15.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6월에는 -1.5%와 7.7%로 낮아졌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고유가가 진정되지 않으면 실적 전망이 하향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실적 전망의 중요한 전제 조건인 유가 경제성장률 금리 등이 충분히 조정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 감소가 기업실적 악화로 본격적으로 반영될 경우 올 EPS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