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왜?] 아메리칸 커피가 묽은 까닭

현대인들이 가장 즐겨 마시는 기호 식품으로 커피를 꼽을 수 있다.

국내 최대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에서 지난해 가장 많이 판매된 커피는 아메리칸 커피라고 불리는 '카페 아메리카노'였다.에스프레소에 뜨거운 물을 부어 먹는 커피 음료다.

에스프레소에 우유를 넣으면 '라떼',우유.초콜릿 시럽을 가미하면 '모카'가 된다.

그렇다면 물만 넣어 묽게 만든 커피를 왜 아메리칸 커피라고 부를까.커피는 17세기 유럽의 식민지에서 본격 경작되면서 유럽인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영국 식민지였던 미국 버지니아 지역에도 커피가 전파됐다.

당시 영국인들이 건너와 세운 식민지 미국에선 커피보다 차(tea)가 더 인기였다.그러다 1773년 영국에서 수입하는 차에 높은 세금을 물리는 '타운젠트 법안'이 통과돼 '보스턴 차 사건'(보스턴 주민들이 영국 상선에 실린 차를 바다에 내던진 사건)이 터지면서 미국인들은 비싼 차보다 커피를 선호하게 됐다.

김용준 스타벅스 커피 대사(커피 연구가)는 "아메리칸 커피의 기원이 뚜렷하진 않지만 유럽인들이 즐겨 마시던 에스프레소가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오면서 쓴 맛이 강한 진한 커피에 차처럼 물을 섞어 마시기 시작한 데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20세기 초 미국인들 사이에 묽은 커피가 대중화되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는 것.아메리칸 커피의 주 원료는 '데미타세'라는 조그만 잔에 담아 마시는 에스프레소다.

고온.고압에서 빠르게 30㎖의 커피를 추출한 것으로 커피의 크레마(옅은 갈색의 지용 성분)가 그대로 우러나와 맛이 풍부하고 향이 진한 게 특징이다.

유럽인들은 기름진 음식을 먹은 뒤 진한 커피(에스프레소)를 뽑아 10초 내에 한입에 털어 마시는 것을 즐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