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골프 '빅뱅'...전국 5000여곳 운영 매일 5만여명 이용

경기도 하남시에 사는 회사원 정모씨(46)는 요즘 일주일에 두세 차례 회사 근처 스크린골프방에서 친구들과 라운드를 즐긴다.

1만5000원을 내면 9홀 라운드를 할 수 있다.정씨는 "골프연습장보다 스크린골프방에 가는 것이 더 재미있고 친구들과 가벼운 내기도 할 수 있어 애용한다"고 말했다.

스크린골프로 라운드 갈증을 푸는 골퍼들이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골프장에 가는 것에 비해 10분의 1 가격으로 라운드하는 기분을 웬만큼은 낼 수 있어 골퍼들이 몰려드는 추세다.최근 고유가 부담 등 경제 여건이 악화되면서 더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서울 1500여곳 성업 중

현재 스크린골프방은 서울만 1500여곳,전국적으로는 4500∼5000곳이 영업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스크린골프 기계 제조업체만 13개,수입업체까지 합치면 20여개에 달한다.

기계 한 대당 매일 두 팀(6명)이 이용한다고 하면 하루 5만명가량이 스크린골프를 즐기는 셈이다.

전국의 골프장 하루 내장객이 3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스크린골프를 이용하는 골퍼가 2배가량 많다.이용료는 18홀 기준으로 1인당 1만5000원에서 3만원 정도.골프클럽이 비치돼 있어 당구장처럼 아무 준비 없이 가도 된다.

샷 연습을 위해 자신의 클럽을 가져가도 무방하다.

이용객 중엔 30·40대 직장인들이 가장 많지만 최근에는 주부골퍼들도 많이 찾는다.

니켄트골프 박범석 사장은 "보통 3시간가량 지인들과 18홀을 돌면서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고 내기도 하면서 즐긴다.

당구장 가는 것보다 오히려 경제적이다.

스크린골프를 통해 스윙을 교정할 수 있고 어프로치샷 연습도 가능하다.

여성접대부 고용 등 퇴폐적으로만 흐르지 않는다면 건전한 여가활동과 골프 대중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연습과 라운드를 병행하는 게 바람직

스크린골프는 실제 라운드와 비슷한 상황에서 샷을 할 수 있는 만큼 골프 실력을 키우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기계'의 특성을 파악해서 치면 점수가 잘 나오는 경우가 많아 '스크린 프로'라는 말도 생겨났다.

스크린골프로만 집중 연습한 골퍼 중에 실제 라운드에서 거리를 잘 못 맞추고 어프로치샷,퍼팅 등 쇼트게임에서 애를 먹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스크린 골프를 즐기면서도 가끔 연습장을 찾아가 샷 감각을 유지해야 실제 라운드에서 편차가 생기지 않는다고 조언한다.

◆앞으로 3~4년은 인기 끌 전망

스크린골프 기계값이 비싼 데다 점포 임대료,인테리어 비용까지 합치면 상당한 초기 투자비용이 들어가지만 수익성이 좋다보니 창업 붐이 여전하다.

스크린골프 기계는 한 대당 2500만~3000만원 정도 한다.

여기에 방 1개당 300만~500만원의 설치비가 들어가고 점포임대료가 추가되는 만큼 창업비용은 보통 2억~3억원대(기계 4대 기준)에 달한다.

하지만 기계 한 대당 보통 월 600만∼8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만큼 입지만 무난하면 수익성은 높은 편이다.

스퀘어원의 박진성 부사장은 "사무실 밀집지역은 퇴근 후부터 손님들이 몰리고 아파트 밀집지역 주변은 오전에 주부들이 즐겨 찾는다"면서 "스크린골프의 인기는 앞으로 3∼4년 정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와 관련,한국경제신문이 오는 9월25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한경골프박람회(02-360-4523)에 '스크린골프 테마관'을 구성해 스크린골프 창업자를 위한 특별강연회를 갖는 등 스크린골프 창업 설명회가 잇따르고 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