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닥쳐!" "말 안통하는 反민주 대통령"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에게 "왜 입을 닥치지 않느냐고 말하고 싶다"면서 "당신네 나라 일이나 잘하라"고 일갈했다.

이에 대해 모랄레스 대통령은 "다른 사람에게 입을 닥치라고 말하는 대통령은 대화를 수용하지 않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반민주적인 대통령"이라고 맞받아쳐 양국 정상 간 설전이 가열되고 있다.발단은 페루 영토에 미군기지가 존재할 수 있다는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볼리비아와 에콰도르가 미군기지 설치를 거부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미국이 페루 영토 안에 미군기지를 설치할 수 있으며,이미 존재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가르시아 대통령은 모랄레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을 문제 삼아 지난달 30일 볼리비아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했다.가르시아 대통령의 "입닥쳐" 발언은 지난해 11월 칠레에서 열린 이베로-아메리카 정상회의 폐막식에서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이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향해 던진 것으로도 유명하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를 의식한 듯 "오만한 국왕을 흉내내는 것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말해 가르시아 대통령을 카를로스 국왕에 비유하며 비꼬았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차베스 대통령과 정치적 동맹관계를 유지하면서 미국의 대(對)남미 정책을 격렬하게 비난해 왔다.볼리비아와 페루는 콜롬비아 및 에콰도르와 함께 남미 지역의 양대 경제블록 가운데 하나인 안데스공동체(CAN)를 구성하고 있으나 페루가 지난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후 갈등 관계가 조성됐다.

페루는 지난해 미국과의 FTA 체결을 승인하고 내년 1월1일부터 발효시키겠다는 입장이지만 볼리비아는 CAN의 운영 원칙에 어긋난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