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돈 가뭄'

코스닥기업들의 자금 마련에 빨간불이 켜졌다.

코스닥지수가 530대까지 밀리며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유상증자나 주식 관련 사채 발행 등 증시를 통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급제동이 걸렸다.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펜타마이크로는 50억원에 달하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대한 사모 발행이 무산됐다고 공시했다.

지난 4월24일 발행을 결정한 이후 조건을 수차례 바꾸며 청약을 늦췄지만 결국 청약된 물량은 하나도 없었다.

해인아이앤씨도 65억원 규모 BW 사모 발행이 무산됐다.회사 측은 납입 당일 주가가 590원으로 BW 발행가액이 770원에 비해 낮게 나타나자 대상자들 모두 청약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쓰리소프트는 지난달 2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다 약 20억원의 일반공모로 방향을 바꾸었지만 한 주도 청약되지 않았다.

회사는 주당 1550원에 신주발행가를 책정했지만 청약일인 1일 종가는 1430원에 불과했다.씨티엘의 200억원 규모 일반공모 유상증자는 청약률이 18.6%에 그쳤다.이 회사 주가는 청약 당일 공모가와 같은 2870원을 유지하다 하루 뒤 6.27% 급락했다.

회사 측은 121억원가량을 부채상환에 사용할 계획이었지만 미청약된 물량을 발행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회사 측의 자금조달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씨티엘은 지난 사업분기 말 자본잠식률이 71%에 달해 이번 반기 말에 50% 이하로 줄이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된다.주가 상승기에도 증자나 주식 관련 사채 발행 등은 물량 부담으로 작용하는 점을 고려할 때 요즘과 같은 상황에서 자금 유치는 더욱 힘들다는 평가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최근과 같은 급락장에선 자금유치 자체가 주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