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 Out] 시중銀, 대우조선 인수 눈치작전

'누구와 손을 잡아야 하나….'

시중은행들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들과의 짝짓기를 놓고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다.인수 금액만 최고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여겨지는 대우조선 매각 '빅딜'에 인수 금융을 제공,투자 수익과 수수료 수입을 동시에 얻겠다는 전략이지만 최적의 파트너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 고심하고 있다.

우리 신한 하나 국민 농협 등은 제각기 인수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 어디인지를 놓고 내심 주판알을 튀기면서 기민하게 물밑 작업을 벌이는 등 바삐 움직이고 있다.

대우조선 규모의 기업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2∼3곳의 재무적 투자자가 필요할 것으로 관측돼 은행들 간 연합전선을 형성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경쟁 은행의 동향 파악에도 나서는 모습이다.우리은행의 경우 포스코 두산 한화 GS 등 인수전에 참가한 4개 기업 모두 주거래 관계에 있는 핵심 고객사들이어서 여간 조심스럽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어쨌든 한 곳으로 전략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지만 나머지 기업들의 반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 여간 눈치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은행들과 참여기업들은 저마다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연막을 피우면서도 유리한 컨소시엄을 구성하기 위해 은밀한 접촉을 진행 중이다.게다가 최근에는 정부까지 나서 대기업의 인수합병(M&A) 자금 대출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라고 주문해 은행들의 움직임이 더욱 은밀해졌다.

은행가에서는 "대우조선을 비싸게 매각해 공적자금을 조금이라도 더 회수해야 하는 정부의 진짜 속내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는 볼멘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입찰 공고가 나갈 시점에는 짝짓기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은행들 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