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美 제조업 자존심] GM, S&P100 지수 탈락

두 달 새 주가가 반토막 나더니 S&P100 지수 구성종목에서 탈락하고,회장은 급기야 파산설 진화에 나섰다. 미국의 간판기업 제너럴모터스(GM)의 요즘 처지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10일 GM이 뉴욕증권거래소의 S&P100지수 종목에서 빠지고 대신 마스터카드가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 같은 종목 교체는 오는 17일 거래가 종료된 후부터 발효된다. GM은 다만 S&P500지수 중목에는 그대로 남는다.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GM의 굴욕은 판매 부진에 따른 걷잡을 수 없는 주가 추락이 원인이다. 이날 GM 주가는 6.2% 떨어진 9.69달러에 마감됐다. 장중 한때는 9.42달러까지 미끄러져 1954년 7월2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두 달 만에 50% 하락한 것이다.

최근 불거져나온 파산설도 GM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릭 왜고너 회장은 이날 "GM이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면서 발끈했다. 지난주 "GM이 파산하지 말란 법이 있나"라며 투자의견을 낮춘 메릴린치의 한 애널리스트를 겨냥해 "전혀 건설적이지도 않고 정확하지도 않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특히 "올해 말까지 현금동원력이 막강하다"면서 "240억달러의 현금을 확보하고 있는 데다 언제든지 사용 가능한 신용도 70억달러"라고 강조했다. 파산설에 GM 딜러들이 동요하거나 차 판매가 악영향을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깔려 있는 셈이다.

하지만 GM을 둘러싼 여건은 만만치 않다. 고유가 여파로 올 미국 자동차 시장은 1500만∼1700만대 규모로 쪼그라들었으며 GM의 판매는 올 들어 6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16.3% 감소했다. GM은 이미 몇 군데 트럭 공장을 폐쇄하고,댈러스 공장에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생산하는 데 주력해왔으나 이마저 판매가 시원찮다. 갤런(3.78ℓ)당 4달러 이상으로 치솟은 휘발유값 탓에 수요가 급격히 줄어 몇 주 동안 SUV 공장도 놀려야 할 판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