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2일자) 부동산 규제 완화 방향은 옳지만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완화(緩和)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한다. 주택 재건축사업의 걸림돌로 작용해온 소형주택 및 임대주택 의무비율을 끌어내리고 분양가 상한제도 손질하겠다는 것이다.

원칙적으로는 옳은 방향이다. 이런 규제는 시장원리에 어긋나는 것인데다 과도한 규제 때문에 건설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주택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까닭이다. 올해 수도권 주택공급규모만 해도 잘해야 25만가구 정도에 그쳐 정부가 목표로 잡고 있는 30만가구에 훨씬 미달할 전망이다. 또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중소 건설사 및 협력업체들의 부도가 잇따르면서 전체 경기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부동산 규제 완화는 이제 겨우 안정기미를 보이고 있는 집값을 다시 불안하게 만들 소지가 높은 만큼 우려 또한 적지 않다. 특히 재건축 단지에 대해 소형 및 임대주택 의무비율을 완화해 주는 것은 부동산값 앙등의 진원지였던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기대심리를 되살려 가수요를 부채질할 공산이 다분하다. 소형 주택 공급난을 야기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택지비를 산정할 때 감정가 대신 매입가를 인정해주는 쪽으로 분양가상한제를 수정하겠다는 계획도 분양가 인상으로 연결될 게 불을 보듯 뻔한 만큼 집값 안정과는 거리가 멀다. 시행한 지 1년밖에 되지 않는 정책을 벌써 무력화시키는 것은 정책의 신뢰성 차원에서도 문제가 있다.

그런 점에서 부동산 규제 완화는 비록 방향은 옳다 해도 결코 섣불리 추진할 일이 아니다. 정부는 만에 하나라도 집값 앙등(昻騰)과 부동산 투기가 재연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데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