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초점] 체력 강화가 필요한 시점

[시장초점] 체력 강화가 필요한 시점
증시가 약하나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유가가 다시 급등하며 널뛰기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 증시가 M&A 호재를 발판으로 상승했고 개인이 순매수에 나서며 상승세를 지켜나가고 있다.하지만 장 초반 등락을 거듭한 장세에서 보이듯 위축된 투자심리가 완전히 나아지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국내 증시의 급락이 과도하다는 점을 '머리'로는 인지하고 있지만, 추가 하락이 있을 수 있다는 공포감이 여전히 한구석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주가 수준을 볼 때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다는 점에 주목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락 가능성보다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근거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은 다름 아닌 국내 증시가 싸질만큼 싸졌다는 것.삼성증권은 "기술적으로 이격도, RSI(상대강도지수), 스토캐스틱 등 대부분의 지표를 볼 때 현재 국면이 2003년 이후 국내 증시의 상승 과정에서 나타났던 4차례의 과매도 국면과 비슷한 수준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국내 대표 500대 기업의 12개월 예상 PER가 9.5배정도 수준으로 2006년 이후 최저 수준에 위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펀더멘털 수준을 넘는 과도한 하락으로 추가적인 조정에 대한 부담이 상당부분 덜어졌다는 설명이다.이 증권사 소장호 애널리스트는 "현재 상황에서 추가적인 조정을 대비해 주식을 매도하는 것도 상당한 리스크"라며 "과거 기술적 과매도 국면이 나타났던 4차례 모두 의미있는 반등이 빠른 시간안에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조정을 경계하는 차원에서 매도를 나서는 행동은 자제하라고 권하고 예상된 반등이 나타나면 실적에 근거한 종목 슬림화, 방어주 편입에 나서라고 조언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코스피 12개월 예상 PER가 10배 아래로 내려왔다"며 "적정 PER 수준에 대한 논란이 있을수 있겠지만 아직은 한자리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금리를 고려할 경우 최소 10배는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내외 증시여건 악화로 당장 강한 매수주체 부각은 기대하기 힘들지만, 낮은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면 연기금과 같은 장기성 매수 자금 유입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한국투자증권은 "국내 기업들의 자기자본수익률(ROE)는 2004년 이후 꾸준히 12~14%대를 유지하고 있어 상당히 안정된 모습"이라며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을 뿐만 아니라 주식발행 감소ㆍ자사주 매입이 증가해 주당 수익률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익 추정치 하향조정이라는 불안감도 남아있지만 7월 들어서만 지수가 8% 이상 급락하면서 선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전일 1500선 지지력을 확인한 증시가 소폭이나마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고유가, 인플레이션 및 글로벌 금융위기 우려, 불안한 환율 움직임 등 장기간 해소되지 않을 외부 악재를 견딜 만한 체력이 무엇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