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이코노미가 뜬다] (ECO)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 10㎿급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도시개발 사업에도 친환경 바람이 거세다. 태양열이나 지열,풍력 등을 이용해 에너지를 만들고 녹지나 습지를 최대한 조성,'탄소 제로 도시'를 조성하는 게 붐을 이루고 있다. 친환경 도시는 세계 곳곳에서 건설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수도 아부다비에 건설 중인 '마스다르 시티'는 석유나 석탄 등 화석연료 대신 태양열 등 재생에너지만 사용하도록 설계됐다. 중국은 상하이 인근에 있는 충밍섬에서 13억달러짜리 친환경 도시 조성 사업인 '둥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덴마크는 수소 에너지를 사용하는 도시 건설을 계획 중이다. 영국과 리비아 등도 '탄소 제로 도시'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친환경.생태도시 건설이 대세다. 충남 연기군과 공주시 일대에 건설될 세종시(행정중심복합도시)는 전체 면적의 절반 이상이 공원 녹지 친수공간 등으로 꾸며진다.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마곡동.가양동)에는 한강물을 이용한 인공호수가 만들어져 환경 친화적 도시로 재탄생한다.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와 화성 송산그린시티 등도 수자원을 활용한 생태도시로 세워진다. 전남에서는 태양광 발전을 시도하는 '태양도시(Sun-City)' 조성사업을,경남 창원시는 녹지율과 생태 기능을 높인 에코도시(생태도시) 사업을 각각 추진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는 2031년까지 세계적인 수준의 친환경,신.재생에너지 타운으로 개발될 전망이다.

서울시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마곡지구는 친환경 워터프런트 타운(수변도시) 조성,고효율 첨단 설비 및 기기 설치,집단 냉.난방 도입 등으로 에너지 수요를 50% 이상 절감할 계획이다. 시는 이를 위해 최근 워터프런트에 대한 현상설계 공모를 완료했다. 워터프런트는 마곡지구 내 약 117만㎡ 공간에 한강물을 끌어들여 만들어진다.

시는 또 수소 연료전지와 하수열,소각열 등 친환경 기술로 에너지 수요의 40%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마곡지구에는 10㎿급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가 건립되고 모든 신축 건물은 에너지효율 1등급 건물로 지어진다.

시는 이와 함께 마곡지구 내 조명시설에 대해 에너지 효율과 수명이 떨어지는 백열등 대신 효율성이 높은 LED만 사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LED는 백열등이나 형광등보다 에너지효율이 최고 18배 높은 반영구적 조명장치다.

시는 뿐만 아니라 현재 서남물재생센터에서 하수처리 후 활용하지 못하고 버려지는 물에서 시간당 최대 125Gcal(1Gcal=10억cal)의 열을 회수해 이용할 방침이다. 이는 전용면적 85㎡ 아파트를 기준으로 2만3000가구에 겨울철 난방을 동시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시는 아울러 마곡지구 내 공공청사는 화석에너지 소비가 거의 없는 건물로 짓는 한편 학교도 태양광.태양열.지열 등을 이용한 옥상 정원을 조성해 에코 스쿨(친환경 학교)로 건립할 방침이다. 시는 이 밖에 분야별 에너지 절약 세부 사항을 구체화한 '에너지 사용계획'을 수립해 향후 지식경제부와의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서울시는 2005년 강서구 마곡.가양동 일대 336만㎡를 IT(정보기술).BT(바이오기술).NT(나노기술) 등 첨단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마곡 R&D 시티'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5조1620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가는 마곡지구 사업은 2031년까지 3단계에 걸쳐 완성된다. 총 면적의 20%(66만3000㎡)에 해당하는 지역은 주거용지로 지정돼 있으며 아파트 주상복합 등 9587가구가 들어설 계획이다. 예상 수용 인구는 2만6843명(가구별 인구 2.8명)이다.

시는 현재 실시계획 수립을 위한 환경.교통.재해.인구 영향평가를 진행 중이며 지구단위계획과 에너지공급 계획 등을 함께 마무리해 오는 10월까지 실시계획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실시계획은 이미 작성된 기본계획에 따라 건물 배치 등 보다 세부적인 개발계획을 짜는 것으로 서울시장의 승인을 받도록 돼 있다.

시 관계자는 "오는 9월 토지 보상계획 공고를 실시해 내년 초부터 보상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이르면 내년 말까지 기반시설 공사를 끝낸 뒤 2010년 초부터 본격적인 토지 공급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