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 3종 경기 완주 최원석 GSK 팀장 "천식환자도 철인될수 있다는걸 보여줬죠"

철인 3종 경기 완주 최원석 GSK 팀장 "천식환자도 철인될수 있다는걸 보여줬죠"
"수많은 천식 환자들이 호흡 곤란에 대한 두려움 탓에 바깥 활동을 꺼리는 걸 지켜보면서 '이래선 안되겠다' 싶었습니다. 천식은 관리만 잘하면 생활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질병이거든요. 그걸 증명하기 위해 철인 3종 경기에 참가한 겁니다. 자,이제는 믿으시겠죠?"

다국적 제약사인 GSK에서 천식치료제인 '세레타이드' 판매팀장을 맡고 있는 최원석씨(44).경증 천식 환자인 그는 지난 13일 제주도에서 열린 '2008 제주 국제 철인 3종 경기대회'를 끝마친 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날 수영 3.8㎞,사이클 180.2㎞,마라톤 42.195㎞ 등 모두 226.195㎞를 16시간20분 만에 완주하며 명실상부한 '철인' 칭호를 얻었다. 단축 철인 3종 경기인 '올림픽 코스'(수영 1.5㎞,사이클 40㎞,마라톤 10㎞)를 주파한 천식환자는 더러 있지만,풀 코스를 뛴 천식환자는 드물다는 게 주최 측 설명이다.

최 팀장이 철인 3종 경기에 뛰어든 계기는 천식 증세가 처음 나타난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속적인 약물치료와 함께 운동요법을 병행하면 정상인과 동일하게 생활할 수 있다는 의사의 조언에 따라 마라톤을 시작한 것.실제 적절한 치료와 함께 운동을 시작하자 천식 증세가 크게 줄어 요즘에는 1년에 2~3번 정도밖에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최 팀장은 설명했다.

마라톤을 통해 건강에 자신감을 되찾은 최 팀장에게 '철인에 도전해보라'고 권유한 건 같은 회사 선배인 장덕환 천식치료제 판매 본부장(47)이었다. 천식치료제 판매 책임자로서 환자들이 느끼는 '숨 넘어가는' 고통을 느껴보기 위해 철인 3종 경기에 발을 들여놓았다는 장 본부장은 지난해 같은 본부 후배직원인 유정암 과장(34)과 함께 풀코스를 완주한 '철인' 출신.장 본부장과 유 과장의 격려에 최 팀장은 '226.195㎞'에 대한 부담감을 던져버리고 훈련에 매진했다.

GSK도 '매칭펀드'를 조성하는 등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세 사람이 제주 철인 3종 경기대회에서 각각 1㎞를 뛸 때마다 5000원씩 내놓아 천식 환자들을 위해 쓰기로 한 것.회사는 이날 대회에서 장 본부장(15시간59분)과 유 과장(15시간40분)도 완주하는데 성공하자 339만원을 대한천식ㆍ알레르기협회에 기탁했다.

최 팀장은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를 때마다 멈추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저를 지켜보는 수많은 천식환자들을 생각하며 있는 힘을 다해 버텼다"고 말했다.

서귀포=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