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게이츠의 예언 '무선 전자펜' 나왔다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이노베이션데이 행사에 참석,"향후 10년 내 기존 키보드와 마우스를 대체할 것"으로 예측했던 무선 전자 펜마우스가 국내 기업에 의해 개발됐다.

IT 솔루션 및 제품 개발업체 프리샛과 펜앤프리는 1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차세대 무선 전자펜 '듀오' 제품 발표회를 열었다. 이 제품은 무선 광마우스와 전자펜 기능을 동시에 갖췄다.
◆모니터, 종이, 허공 위에서 입력


평소에 사용하는 일반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PC에 손가락 크기만한 작은 수신기만 달면 전자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200만원대의 특수 모니터를 단 태블릿 PC나 별도의 터치패드를 사용하지 않고도 이 전자펜만 있으면 어떤 PC 모니터 위에서든 그림이나 글씨를 입력할 수 있다. '듀오'의 작동원리는 볼펜 모양의 전자 펜마우스에서 내보내는 초당 80회의 초음파 신호를 수신기가 인식,펜마우스의 움직임에 따라 형상화되는 글씨나 그림을 모니터 화면에 표현하는 방식이다.

초음파 기술을 이용한 전자펜을 내놓은 것은 프리샛이 처음이다. 회사 관계자는 "특수 모니터나 터치패드와의 접촉을 통해 발생하는 전자기로 글씨를 인식하는 기존 태블릿PC와는 전혀 다른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모니터 외에도 종이나 서류 등 글씨를 쓸 수 있는 곳에 수신기만 달아주면 전자펜으로 쓴 글자나 그림이 PC에 그대로 입력된다. 전자펜으로 모니터나 책상을 누르는 압력까지 인식되기 때문에 마치 볼펜으로 쓰듯 글씨가 정교하고 매끈하게 화면에 뜬다.


◆탁구 등 3차원 게임에도 활용


전자기가 아닌 초음파 신호를 이용하기 때문에 3차원 공간인 허공에 대고 전자펜을 움직여 글씨를 쓰거나 모니터 화면에 띄워진 인터넷 웹페이지를 상하좌우로 이동시킬 수도 있다. 프리샛은 이날 발표회에서 '듀오'를 탁구채처럼 사용해 공을 치는 3차원 입체 탁구게임과 자신의 고유한 필체로 입력된 메시지를 상대방에게 보내는 메신저를 시연했다. 회사 측은 울트라모바일 PC(UMPC)나 스마트폰 등 PC 기반의 휴대용 디지털기기들이 점점 소형화,기존 키보드나 마우스로는 프로그램 조작이나 글자 입력이 어려워짐에 따라 '듀오'와 같은 전자 펜마우스의 활용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e러닝 분야에서 강의 칠판 대용이나 종이 사용을 줄이는 금융권과 병원 등의 전자문서 시스템 구축에도 유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듀오'의 가격은 노트북용이 5만9000원,데스크톱 PC용이 7만9000원으로 일반 무선 광마우스 가격과 비슷하다. 온라인 등을 통해 이달 말부터 판매한다.

김충기 프리샛 사장은 "기존 전자펜을 뛰어넘는 기능을 갖추고도 가격은 일반 광마우스 수준이어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한다"며 "중국 등 해외 시장을 포함해 연말까지 30만대 판매를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