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6일자) 도지는 美모기지 불안 철저대비를

미국의 모기지발 신용위기가 다시 고조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은 물론 아시아시장 전체가 크게 출렁이고 있어 걱정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긴급 구제금융으로 안정을 되찾는 듯하던 국제 금융시장은 미국의 금융회사 부실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다시 급속히 분위기가 악화되고 있다.

어제 아시아 증시는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이 패니매 등 미국 국책 모기지 업체 채권을 상당 부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주를 중심으로 일제히 큰 폭으로 떨어졌다. 특히 코스피지수는 3% 넘게 빠지며 1509.33포인트로 마감돼 지수 1500선이 다시 위협(威脅)받는 상황이 됐다. 문제는 미국의 금융위기가 단기에 끝날 가능성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미국 주택시장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신용위기가 주택담보 대출을 취급하고 있는 거의 모든 금융회사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주부터 발표되는 미국 주요 금융회사들의 2분기 실적이 상당히 나쁠 것으로 예상돼 시장 불안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우리도 미국 금융시장의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미리 적절한 대책을 세워 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미국의 금융위기는 바로 실시간으로 각국 금융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물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어제 금융시장을 점검하는 자리에서 밝힌 것처럼 해외발 금융위기가 바로 국내 금융시장의 시스템 위기로까지 비화(飛火)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결코 그렇게 낙관만 할 일도 아니라는 게 우리 생각이다. 인플레와 내수침체로 실물경제가 침체를 보이는 와중에 금융시장에 갑작스런 충격이 가해질 경우 자칫 경제 전체가 일시적으로 큰 혼란에 빠지는 상황이 오지 말란 법도 없다. 더구나 당국은 금융위기에 대비해 금융회사에 대한 여신심사나 연체율 관리 등 금융시장 감독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건전성 감독이라는 명분하에 무분별한 대출 회수나 억제가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특히 최근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심사 등에서는 리스크 관리와 자금지원 필요성 간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