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초호화 크루즈'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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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부산 영도구 국제여객부두.오후 5시가 가까워지자 이곳에 부산 경남은 물론 평택과 서울 등지에서 온 크루즈 관광객들이 몰려들었다. 여객선사인 팬스타가 국내 최초로 1만5000t급 '팬스타허니호'를 부산항 내에 띄워 공연과 불꽃놀이 등을 펼치는 해상관광을 즐기기 위해서다. 이날 관광객수는 258명.부산항에 머물면서 1박2일을 선박에서 보내는 '원나이트 크루즈'가 지난 4월부터 선을 보인 뒤 가장 많은 승객이 배에 올랐다.
팬스타의 경영기획실 윤거일씨는 "여름 휴가철과 함께 지난 6월 말부터 크루즈 바람이 불면서 부산에 관광객들이 늘고 있다"며 "일본여행으로 시작된 크루즈 관광이 국내에도 정착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크루즈뿐 아니라 외국 초대형 크루즈의 국내 입항도 크게 늘고 있다. 올 상반기에 부산항을 찾은 크루즈선은 14척(2만7412명).지난해 같은 기간 8척(4468명)보다 크게 늘었다. 특히 오는 9월에는 미국의 7만7000t급 '선 프린세스'호(여객 1950명)와 버뮤다의 11만5000t급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2760명) 등이 잇따라 입항한다. 일본의 최고 크루즈선사인 '비너스'는 '부산불꽃축제' 관람을 위한 전용 크루즈선을 내년 10월 축제기간부터 운항한다.
미국의 세계 2위 크루즈선사인 RCI도 내년 11월 부산을 모항으로 7만5000t급 호화 크루즈선 '레전드 오브 더 시'를 아시아 투어에 연중 정기 배치한다.
부산항만공사 최태한 고객지원실장은 "RCI 측이 부산기항을 결정한 것은 최근 5차례 운항됐던 크루즈선의 부산항 출발 예약률이 매번 100%를 기록하는 등 큰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라며 "한국의 크루즈 시장 잠재력과 동북아 크루즈 거점으로서 부산항의 가능성을 인정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크루즈선이 부산항을 드나들면서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부문은 고용.팬스타허니호의 경우 110명.중견 제조업체와 맞먹는 고용규모인 셈이다. RCI도 한국인 승무원을 1000명이나 뽑는다. 팬스타 허니호가 각종 물품구입을 통해 지역경제에 주는 도움도 크다.
부산시는 이런 것을 감안,동북아 크루즈 모항 육성에 발벗고 나섰다. 우선 2010년 9월 '아시아 크루즈 컨벤션'(격년 개최)의 부산 유치에 총력전을 펼치기로 했다. 부산시는 시설 확충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양관광 활성화를 위해 남구 용호동 매립지 내 1만㎡에 연안크루즈 전용 터미널을 민자로 건설키로 하고 부산해양항만청에 실시계획 변경승인을 신청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