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신도시 '상가 물딱지' 주의보

광교신도시 '상가 물딱지' 주의보
광교신도시 내 상가용지 우선분양권(일명 상가딱지)이 공급대상자가 확정되기 이전에 마구잡이로 전매되고 있어 매입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택지지구 내 상가용지 우선분양권은 해당 택지개발지구의 원주민들에게 개발에 따른 피해보상차원에서 상가용지를 특별공급해주는 분양권이다. 이때 공급되는 상가용지는 시세보다 싼 감정평가금액으로 공급되고,원주민은 분양계약체결 이후 소유권 이전 등기 때까지 한 차례만 전매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모든 택지지구에서는 원주민 생활보호용 상가분양권이 나올 때쯤에는 불법 거래가 성행해왔다.

최근 광교신도시의 경우도 아직 상가용지 공급대상자가 확정되지 않은 단계임에도 불법 전매가 성행하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하지만 현재 전매되는 우선 분양권은 상가용지도 못 받고 돈만 날리는 '물딱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17일 수원시 영통구 일대 중개업계에 따르면 광교신도시 상가딱지는 5000만~7000만원에 공공연히 거래되고 있다. 광교신도시 사업시행자인 경기도시공사는 이르면 9월에 주민 3000여명을 대상으로 19.8∼26.4㎡ 규모의 근린상업용지,근린생활시설용지,중심상업용지 등 상가용지의 우선분양권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 중에 19.8㎡(6평)와 26.4㎡(8평)짜리 상가용지를 받을 수 있는 권리는 5000~7000만원 안팎에 웃돈이 붙었다.

영통구 원천동 J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업소에 따라 다르지만 상가딱지를 5~6개 확보한 곳이 많다"며 "광교신도시 이주자 택지와 함께 '묶음'형태로 거래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가딱지는 추후 '물딱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상가딱지를 판 사람이 나중에 상가용지 대상자 선정 시 제외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중매매 가능성도 높다는 지적이다. 상가용지 대상자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등기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 상가딱지는 2~3명에게 동시에 팔려도 매입자가 확인할 방법이 없다. 상가딱지 대상자의 상가조합 중복가입도 문제다. 상가딱지는 개인별로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수십명의 생활대책 보상 대상자가 모여 '조합'을 결성해 660~990㎡ 규모로 공급받는다. 이로써 조합들이 경쟁적으로 미리 조합원을 모으는 데 열을 올리고 있어 원주민들이 중복가입 가능성이 높다. 조합에 중복 가입한 조합원이 한 명이라도 있을 경우 해당 조합은 사업시행자와 상가용지 계약을 맺을 수 없다. 경기도시공사는 "상가딱지 거래 피해를 막기 위해 상가용지 대상자 선정을 최대한 빨리 할 계획"이라며 "사업지구에 현수막을 설치하는 등 상가딱지 거래의 위험성을 알리는 홍보활동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