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외교 좋지만 오지에 가기엔…

18개 해외공관에 파견될 에너지자원관을 선발하기 위한 공모가 한 차례 연장된 끝에 가까스로 지원자를 채웠다.

정부 출범 초기 한승수 국무총리가 에너지 자원외교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정작 현지에서 발로 뛰며 시장을 개척할 자리는 공무원들로부터 인기를 얻지 못한 것.18일 외교통상부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연장 접수가 마감된 18개 공관의 에너지자원관(4,5급) 공모에 35명이 지원,약 2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첫 공모에서 1명만 지원했던 투르크메니스탄 예멘 가나 DR콩고 가봉 미얀마 등 이른바 오지에는 연장 접수에도 불구하고 추가 희망자가 없었다. 복수추천을 의무화한 '재외공관주재관 임용령'상 복수추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외교통상부는 이에 따라 이들 공관의 특수성을 인정하고 심사를 통해 지원자가 적격이라고 판단되면 1명만 지원했더라도 에너지자원관으로 선발키로 했다. 반면 그나마 생활 여건이 나은 볼리비아 페루 베네수엘라 우즈베키스탄 등 4개 공관은 서너명씩 지원자가 몰렸다. 몽골 탄자니아 파푸아뉴기니 등 7곳엔 2명씩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처별로는 국토해양부가 11명으로 지원자가 가장 많았고 지식경제부(10명) 특허청(5명) 중소기업청(3명) 등의 순이었다. 기획재정부 법무부 통일부 교육과학기술부 농림수산식품부 관세청 등에서도 각각 1명씩 "에너지자원관으로 일해 보겠다"며 지원서를 냈다.

정부 관계자는 "생활여건,자녀 교육여건 등이 열악한데다 치안도 불안한 곳이 많아 에너지자원 전문가로 통하는 사람들이 지원을 꺼렸다"고 말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남들이 외면하는 곳에서 성과를 내 보겠다며 의욕을 불태우는 공무원들이 있었다는 것.이번 파견대상국 중에서도 가장 오지로 꼽히는 곳에 지원한 한 공무원은 "8월 말까지는 에너지 자원외교에 대해 충분히 공부하면 현지에서 바로 현장을 뛸 수 있다고 본다"며 의욕을 보였다.

외교부는 오는 21일부터 어학 및 일반 면접심사를 실시해 합격자를 선발한 뒤 직무 및 소양교육을 거쳐 8월 말께 18명을 에너지자원관으로 파견할 예정이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