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 와코비아銀등 금융주 2분기 실적 '주목'

빈사 상태에 빠진 것으로 여겨지던 뉴욕 증시가 회생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역은 기업 실적이다. 물론 국제 유가의 하락세가 근본 원인인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서 금융 위기로 확산되던 불안감은 사그러드는 기미가 역력하다. 이번주 뉴욕 증시의 관건도 역시 기업 실적과 유가다. 월가에서는 다행히도 긍정적인 전망이 많다. 유가가 확실한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순식간에 배럴당 120달러대로 주저앉은 만큼 추가 하락 여지는 상당하다는 전망이다. 기업 실적도 지난주의 경우에서 보듯이 월가 예상치를 웃도는 기업이 상당해 잘만 하면 '실적 장세'가 펼쳐질지 모른다는 조심스러운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이번주 어닝 시즌은 한복판에 진입한다. S&P500 지수에 속한 500개 기업 가운데 158개 기업이 이번주 실적을 발표한다. 이 중 관심의 초점은 역시 금융주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아메리칸익스프레스(이상 21일)를 비롯해 와코비아은행 및 워싱턴뮤추얼(이상 22일)이 주인공이다.

특히 지난주 대규모 손실 전망 보고서가 나오며 생존 능력까지 의심받았던 와코비아와 워싱턴뮤추얼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주에는 애플을 비롯한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야후 아마존닷컴 퀄컴 등 기술주와 전통 제조업체인 캐터필러 보잉도 실적을 내놓는다. 또 엑슨모빌과 코노코필립스 등 정유주 및 자동차 회사인 포드도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지난주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88개의 S&P500 지수 소속 기업 중 73%의 실적이 기대치를 웃돌았다. 초반 치고는 괜찮다. 이런 추세가 이번주에도 지속될 경우 뉴욕 증시는 이른바 '베어마켓 랠리'를 펼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번주 발표될 경제지표 중에서는 6월 기존주택 판매실적(24일)과 신규주택 판매실적(25일)이 주목의 대상이다. 두 지표 모두 전달보다 소폭 줄었을 것으로 월가는 예상하고 있다.

23일 발표되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베이지 북도 눈여겨봐야 할 자료다. FRB는 오는 8월5일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12개 지역 연방은행이 조사한 지역경제 보고서인 베이지 북을 내놓는다. 베이지 북에서 현 미국 경기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금리 정책이 결정된다. 현재로서는 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하지만 인플레이션과 현장 경기에 대해 FRB가 어떤 시각을 보이느냐 여부도 뉴욕 증시의 변수로 작용할 건 분명하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