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주택시장 지원법 통과 ‥ 양대 모기지社 파산 모면…美 금융위기 진정되나

美주택시장 지원법 통과 ‥ 양대 모기지社 파산 모면…美 금융위기 진정되나
미국의 양대 국책 모기지(주택담보대출) 회사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을 지원하고,모기지 상환에 고통을 겪고 있는 주택 소유자들을 돕기 위한 '주택시장 지원법(housing bill)'이 하원을 통과했다. 이 법안은 상원 통과를 거쳐 이르면 다음 주부터 효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 및 주택시장 안정에도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미 하원은 23일(현지시간) 주택시장 지원법을 표결에 부쳐 찬성 272표,반대 152표로 통과시켰다. 상원도 이번 주나 다음 주 초쯤 같은 법안을 표결 처리할 예정이다. 당초 이 법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 방침을 밝혀오다가 최근 이를 철회한 조지 부시 대통령도 상원을 통과하는 즉시 이 법안에 서명할 방침이다. 이 법안은 모기지 부담으로 고전하는 주택 소유자들을 구제할 목적으로 올초부터 논의돼 왔으나 백악관이 도덕적 해이를 야기할 수 있다며 거부권 행사 방침을 밝히면서 난항을 겪었다. 하지만 최근 양대 국책 모기지 회사가 위기에 몰리면서 백악관도 거부권 행사 방침을 철회했다. 이 법안의 골자는 △두 모기지 회사와 △모기지 상환에 고통을 겪고 있는 주택 소유자들을 지원하는 것 등 두 가지다.

두 모기지 회사에 대한 지원은 미 재무부가 이미 발표한 내용과 같다. 정부가 이들 회사에 빌려줄 수 있는 크레디트 라인(신용공여 한도)을 각각 현행 22억5000만달러에서 그 이상으로 확대하고,필요할 경우엔 정부가 직접 이들 회사의 주식을 매입할 수 있도록 했다. 대신 두 회사에 대한 감독을 강화한다. 이와 관련,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두 회사에 대한 세금 투입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두 회사에 대한 지원책이 의회 승인을 얻음에 따라 두 회사의 파산 위험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정부가 보증을 서는 만큼 두 회사가 발행한 채권이 잘못될 가능성도 없어졌다. 따라서 두 회사가 발행한 채권 중 절반 가까이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도 한시름 덜게 됐다. 또 최근 안정 기미가 뚜렷한 뉴욕 증시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시장 지원법은 주택 소유자들에게도 숨통을 트이게 할 전망이다. 법안은 일정 자격을 갖춘 사람들의 모기지 금리를 깎아주고,대출기간을 늘려주는 모기지 회사에 대해 연방주택국으로 하여금 3000억달러 한도 내에서 보증을 설 수 있도록 했다. 모기지 회사로서는 15%가량의 손실을 감수하고 모기지를 재조정할 경우 나머지 금액은 떼일 가능성이 적게 된다. 또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에게 총 46억달러의 세금을 환급해주는 등의 내용도 담고 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