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짓누르는 '대출이자 공포'
입력
수정
시중 은행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고 연 8%까지 올랐다. 기준이 되는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가 지난 10일 이후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CD 금리는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은행채 발행공시제 시행으로 은행들이 은행채 대신 CD 발행을 늘린 탓에 7월 들어 0.26%포인트나 올랐다. 이에 따라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금리 오름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어서 가계대출의 부실화 우려도 줄을 잇고 있다.
◆CD금리 상승세 이어질 듯
24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이날 CD 91일물 유통수익률은 전날보다 0.04%포인트 오른 연 5.63%를 기록했다. CD 금리가 5.6%대로 오르기는 지난 1월 말 이후 6개월 만이다. CD 금리는 이달 초만 해도 5.37%였다. CD 금리가 급등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면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CD 금리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5.3%대에서 3개월째 횡보를 거듭했으나 이성태 한은 총재가 지난 10일 "환율정책만으로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뒤 급등세를 타고 있다. 중장기 금리와의 격차가 커진 것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일부터 시행된 은행채 발행공시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승환 하나은행 자금부장은 "은행채 일괄신고 여파로 당분간 자금이 필요한 은행들은 CD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CD 금리가 5.7~5.8% 선까지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동명 우리은행 자금부장은 "CD 금리는 통상 은행채 금리보다 0.05~0.1%포인트 높게 형성돼 왔다"며 "현재 은행채 금리가 5.7%대인 점을 감안하면 CD 금리는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1억원 대출 이자 26만원 불어
신한은행은 25일부터 3개월 CD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연 6.60~8.00%로 높인다. 지난주에 비해 0.06%포인트,이달 초에 비해 0.26%포인트 올라 최고 금리가 올 1월 말 이후 처음으로 8%대에 진입했다. 1억원을 대출받은 사람이라면 한 달도 안돼 연 이자가 26만원 늘어난 셈이다. 우리은행도 한 주 전보다 0.06%포인트 오른 연 6.50~7.80%를 적용하며 국민은행은 다음 주부터 0.08%포인트 상승한 연 6.39~7.89%를 고시한다.
이에 따라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연체 증가가 우려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의 90% 이상이 변동금리부 대출인 만큼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가계는 대부분 금리 인상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보면 된다.
강종만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으로 최근의 금리 상승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며 "향후 경기 침체에 따라 가계소득이 감소할 경우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가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CD 금리는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은행채 발행공시제 시행으로 은행들이 은행채 대신 CD 발행을 늘린 탓에 7월 들어 0.26%포인트나 올랐다. 이에 따라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금리 오름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어서 가계대출의 부실화 우려도 줄을 잇고 있다.
◆CD금리 상승세 이어질 듯
24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이날 CD 91일물 유통수익률은 전날보다 0.04%포인트 오른 연 5.63%를 기록했다. CD 금리가 5.6%대로 오르기는 지난 1월 말 이후 6개월 만이다. CD 금리는 이달 초만 해도 5.37%였다. CD 금리가 급등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면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CD 금리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5.3%대에서 3개월째 횡보를 거듭했으나 이성태 한은 총재가 지난 10일 "환율정책만으로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뒤 급등세를 타고 있다. 중장기 금리와의 격차가 커진 것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일부터 시행된 은행채 발행공시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승환 하나은행 자금부장은 "은행채 일괄신고 여파로 당분간 자금이 필요한 은행들은 CD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CD 금리가 5.7~5.8% 선까지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동명 우리은행 자금부장은 "CD 금리는 통상 은행채 금리보다 0.05~0.1%포인트 높게 형성돼 왔다"며 "현재 은행채 금리가 5.7%대인 점을 감안하면 CD 금리는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1억원 대출 이자 26만원 불어
신한은행은 25일부터 3개월 CD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연 6.60~8.00%로 높인다. 지난주에 비해 0.06%포인트,이달 초에 비해 0.26%포인트 올라 최고 금리가 올 1월 말 이후 처음으로 8%대에 진입했다. 1억원을 대출받은 사람이라면 한 달도 안돼 연 이자가 26만원 늘어난 셈이다. 우리은행도 한 주 전보다 0.06%포인트 오른 연 6.50~7.80%를 적용하며 국민은행은 다음 주부터 0.08%포인트 상승한 연 6.39~7.89%를 고시한다.
이에 따라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연체 증가가 우려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의 90% 이상이 변동금리부 대출인 만큼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가계는 대부분 금리 인상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보면 된다.
강종만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으로 최근의 금리 상승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며 "향후 경기 침체에 따라 가계소득이 감소할 경우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가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