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이베이ㆍ야류 … 기묘한 바위들의 아름다운 밀어

대만 타이베이ㆍ야류 … 기묘한 바위들의 아름다운 밀어
요즘은 멀리 해외 여행을 떠나기가 겁난다. 치솟기만 하는 유류 할증료에 환율까지 고공 행진을 하고 있어 비용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가까운 곳으로 눈을 돌리는 게 정석.비행 시간 2시간30분 거리의 대만이 제격이다. 주말 2박3일 일정으로도 중국 문화의 원류를 구경하며 인기 드라마 촬영지도 둘러보는 낭만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어서다.

■박물관 중의 박물관인 고궁박물관타이베이의 고궁박물관은 세계 4대 박물관으로 꼽힌다. 송(宋)대의 국보급 보물들이 많다. 중국 왕실 보물 중의 보물이 모두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장제스 총통이 이끌던 국민당 정부가 대만으로 건너올 때 가져온 것들이다. 65만 점에 달하는 보물은 한꺼번에 전시하기 어려울 정도여서 옥,도자기,회화,청동 보물들은 주기적으로 바뀌어 전시된다.

장제스 총통을 기리기 위해 세운 중정기념당 인근의 역사박물관에도 들러볼 만하다. 중국 본토 각 지방에서 출토된 보물 6만여 점이 소장돼 있다.

■대만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타이베이 101빌딩타이베이 101빌딩으로 불리는 타이베이 국제금융센터는 대만의 현재를 상징한다. 지상 101층,508m 높이의 이 빌딩은 만개한 꽃이 첩첩이 포개진 모습이 인상적이다. 8층씩 묶어 8개 층으로 올렸다. 중화 문화권에서는 숫자 '8'이 성장과 번영,발전 등을 의미하는 한자 '발(發)'과 발음이 같은 길한 숫자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빌딩의 초고속 엘리베이터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엘리베이터'로 기네스 북에 올라 있다. 5층 매표소에서 89층 전망대까지 올라가는 데 37초밖에 안 걸린다. 전망대에는 동전 투입식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어 시내 곳곳을 살펴볼 수 있다.

■유황 내음 짙은 온천의 양명산국립공원대만에는 일본만큼 온천이 많다. 100여개의 온천 지역이 개발돼 있다. 타이베이 북쪽 양명산국립공원 안에 있는 유황 온천이 인기다. 짙푸른 녹음 속에서 온천을 즐길 수 있어서다. 온천 뒤편에 유황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화산구가 눈길을 끈다. 온천수는 여러 종류의 광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피로 회복에 그만이라고 한다. 몇 시간 트레킹을 하기에도 좋다.

■기기묘묘한 바위의 야류 해양공원

야류 해양공원은 타이베이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다. 해변에 늘어선 각양각색의 바위 모습이 신기하다. 거대한 계란 모양의 바위,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의 옆얼굴을 닮았다는 여왕머리 바위 등 갖가지 형상의 바위를 볼 수 있다. 훈련된 돌고래와 바다 표범이 있는 해양 세계공원이 있다.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한 지우펀

야류 해양공원과 함께 인기 드라마 '온 에어'를 촬영한 장소로 잘 알려져 있다. 1989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영화 '비정성시'를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 구불구불 이어진 골목을 따라 늘어서 있는 찻집 풍경이 낭만적이다. 음식 골목을 돌아다니며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을 즐기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거띵이라 불리는 언덕 위에서의 전망이 좋다. 탁 트인 바다 전망이 막힌 속을 시원스레 뚫어 준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