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잡힌 원유 투기세력…"네덜란드 펀드 가격조작 포착"

미국 상품거래위원회(CFTC)가 에너지 선물 가격 조작 혐의로 유럽계 펀드를 적발하면서 본격적으로 원유 투기세력과의 전쟁에 나섰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CFTC는 네덜란드 펀드회사인 옵티버홀딩의 2개 자회사와 고위급 임원 3명이 지난해 3월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총 11일간 19차례에 걸쳐 원유 가격 조작을 시도해 100만달러가량의 수익을 챙긴 혐의가 포착돼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런던석유거래소(ICE)에서도 가격 조작을 시도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CFTC는 증거 자료로 이들의 이메일과 전화통화 내역을 공개했다. 이메일 중에는 "원유 선물시장을 겁주고(bully), 두드려 패서(hammer,whack) 가격을 띄워야 한다" "비정상적인 고유가 상황이 얼마나 오래갈지 모르기 때문에 지금 짜낼 수 있을 만큼 쥐어짜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들어 있었다. 옵티버홀딩 측은 CFTC의 적발에 대해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월터 루켄 CFTC 위원장 권한대행은 "아무리 짧은 기간 동안 진행된 가격 조작이라고 해도 정상적인 거래를 방해하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며 "이번 사건 외에도 10여건의 불법 거래 혐의를 더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