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웰치 전 GE 회장 "아이디어ㆍ돈 잘 섞으면 脫불황 길 보일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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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의 귀재'로 꼽히는 잭 웰치 전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이 금융위기 등 최근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미국 경제를 두고 입을 열었다. 그는 26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기업은 이런 때일수록 냉혹해져야 한다"면서 "경쟁력이 취약한 사업부문은 과감히 포기하고 강한 부문에 자원을 집중하라"고 권고했다.
웰치 전 회장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로 불거진 금융위기의 충격파가 예상보다 크며 그 깊이나 폭 등에 모두 놀랐다"면서도 "미 경제는 충격파를 견딜 만한 강한 면모를 갖췄다"며 낙관론을 견지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적인 실업 증가,공장 폐쇄 등으로 파급되지 않겠느냐'는 우려에는 "고통스러운 터널의 끝에서 기업들이 결국 뭘 손에 쥐고 나올지 고려한다면 냉혹하게 대처하기에 딱 좋은 시기"라고 응수했다. "경쟁력이 약한 부문은 과감하게 접고,경쟁력이 있는 부문에 집중 투자하라"는 것이다. 그는 미국과 미국 최고경영자(CEO)에 대해선 긍정론을 폈다. "우리 세대 CEO들은 미국 내 물정을 아는 정도였지만 요즘 CEO들은 글로벌하게 영리하고 수완이 뛰어나다"면서 "이들은 세계 각국에서 발생하는 위협과 부딪쳐 글로벌 전쟁을 치르면서 중국과 인도 등 슈퍼파워의 부상에 대응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최대 경쟁력은 아이디어와 돈의 조화"라며 "마이클 델,빌 게이츠 등을 봐라.아이디어만 있으면 사업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으며,아이디어와 자금을 잘 버무려 뭔가를 창출해 낼 수 있도록 해주는 게 바로 미국 문화"라고 강조했다.
웰치 전 회장은 11월4일 미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보다는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에 투표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세금 인상,친 노조 및 보호무역주의 성향 등 오바마 후보의 정책공약이 영 탐탁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이어 미 정부가 의회 설득 실패로 연안 유전에서 추가 원유 시추를 허용하는 정책을 실시하는 데 번번이 실패하고 원자력발전소 추가 건설을 금지하는 조치를 철폐하지 못한 점을 겨냥,"아무도 에너지를 제대로 챙기지 않았다"고 날을 세웠다. 특히 "내가 지도자라면 국가역량을 총동원,15년간에 걸쳐 에너지 문제를 풀 수 있는 마셜플랜 같은 정책을 입안하겠으며 원자력발전소 건설 문제도 적극 풀겠다"고 덧붙였다.
웰치 전 회장은 '과거 경영원칙이 이제 구닥다리로 전락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목표 설정,실적 중시,비용 절감이라는 내 경영원칙은 여전히 통용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2001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 한번도 회사에 돌아가본 적이 없다고 했다. 현재 인터넷업체인 배리 딜러와 사모펀드운용사인 클레이턴 더빌리어&라이스의 경영자문역을 맡고 있으며,세 번째 부인 수지와 함께 경제주간지 비즈니크위크에 공동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종종 야구 해설가로도 활동 중이다. "내일의 삶을 살지 어제의 삶을 살지 않는다. 오늘과 내일을 사랑한다"는 그는 은퇴생활이 만족스럽다고 털어놨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