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29일 총파업 … 병원 103곳 참여

민주노총 산하 보건의료노조가 결국 파업이란 최후의 카드를 선택함에 따라 29일 하루 동안 전국 주요 대형병원에서 환자들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파업대상 병원이 전체의 10%가량에 불과하고 서울대병원과 연세대세브란스병원,삼성의료원 등 비 보건의료노조 소속 대형병원들이 빠져 '의료대란' 수준까지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차례에 걸친 협상기한 연장으로 노조원들의 파업 참가 열의도 떨어져 노조 상근자와 비번 위주의 '전시성' 파업 위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의료노조 소속 전국 103개 지부 주요 대형병원으로 고려대의료원,중앙대의료원,한양대의료원,경희의료원,원자력병원 등이 이번 파업에 참여한다. 노조는 특히 29일 대구 영남대에서 파업 출정식을 진행한 뒤 상경,산별협상에서 영향력이 큰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집중 타격 투쟁을 벌일 방침이다. 노조는 일단 29일 하루 총파업을 벌인 뒤 상황을 봐가면서 파업 강도를 높일지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원자력병원 등 서울 주요 병원들과 산별교섭 협상 과정에서 노조에 비협조적인 사업장으로 꼽힌 경상대병원,군산의료원 등 지방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시위와 파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들 집중 타격병원의 경우에도 올해 처음 도입된 필수유지업무제로 중환자실이나 응급실 등은 정상적으로 가동되게 된다. 필수유지업무제는 병원 같은 필수공익사업장의 경우 중환자실 등 핵심 업무 인력은 파업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다.

이 제도로 필수유지업무 부서에서 실제 파업에 참여할 수 있는 인원은 크게 제한돼 실제 파업참가는 비번과 노조 상근자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필수유지업무 인력으로 지명된 근로자가 노동위원회의 결정을 따르지 않으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의거,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핵심쟁점인 임금인상 부분에서 노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게 결정적이었다. 수차례 협상연장 신기록을 세우던 병원노사는 28일 오후 2시부터 밤 11시30분께까지 서울 공덕동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막판 교섭을 벌였지만 최대 쟁점인 임금 인상률과 병원 인력 확충 등에서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사립대병원 2.2%,국립대병원 2.5%의 인상안을 내세운 반면 노조 측은 7.5% 일괄 인상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실무협상에선 양측이 1% 안팎으로 의견을 접근했지만 끝내 최종 타결점엔 이르지 못했다.

또 인력 충원과 의료기관 평가 개선,미국산 쇠고기 병원급식 금지,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의 논의에서도 양측은 문구 조정 등으로 타협을 모색했지만 핵심 쟁점인 임금인상률에서 합의를 보지 못함에 따라 모두 무산됐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