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집 펴낸 이어령씨 "산문 껍질에 가린 詩의 속살 드러낸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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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의 언어는 딱정벌레의 등처럼 딱딱합니다. 그것으로 연약하고 부드러운 시의 육질을 보호해 줍니다. 시를 쓴다는 것은 산문의 껍질 속에 숨어 있던 속살을 드러내는 행위지요. "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74)가 첫 시집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문학세계사)를 냈다. 문학평론가로 등단한 지 52년 만에 처음으로 출간한 시집이다. 2006년 문학 계간지 《시인세계》에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등 시 2편을 발표하며 '시인 신고식'을 한 이 교수는 올해 6월 계간지 《문학의 문학》에 <내가 포도밭에서 일할 때> 등 시 6편을 기고하는 등 시를 향한 열정을 표출하고 있다. "그동안 소설 평론 시나리오 희곡 논문 등 시만 빼고 다 해봤는데 처음으로 시집을 내니 조금은 부끄럽고 조금은 기쁩니다. 오늘에서야 절대로 볼 수 없는,그리고 보여서는 안 될 달의 이면 같은 본모습을 드러내는 기분입니다. "
이 교수는 "지금까지 베스트셀러를 많이 냈지만 이번 시집은 한 부도 안 팔려도 괜찮다는 심정으로 썼다"며 "홀가분한 마음으로,정말 쓰고 싶은 것만 쓰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에는 이 교수가 대학 재학 시절 대학 학보에 투고한 시부터 최근 쓴 시까지 총 61편의 작품이 수록됐다. 표제작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는 2003년부터 2004년까지 일본 교토에서 머무르는 동안 '절대고독 속에서 기침처럼 시가 참을 수 없이 피부에서 쏟아져나올 때' 쓴 작품이다.
"술과 시는 남들이 권해서 한다고 하지요. 출판사의 권유로 시를 발표하고 시집까지 내게 됐습니다. 이번에 발표한 작품들은 순수하고 솔직하게 내면을 털어놓은 것이라,시라는 말도 제대로 못 붙이겠습니다. 사실 나만의 시론은 따로거든요. 실험적이고 새로운 시를 써둔 게 있는데 이건 사후에나 발표할 듯싶습니다. "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74)가 첫 시집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문학세계사)를 냈다. 문학평론가로 등단한 지 52년 만에 처음으로 출간한 시집이다. 2006년 문학 계간지 《시인세계》에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등 시 2편을 발표하며 '시인 신고식'을 한 이 교수는 올해 6월 계간지 《문학의 문학》에 <내가 포도밭에서 일할 때> 등 시 6편을 기고하는 등 시를 향한 열정을 표출하고 있다. "그동안 소설 평론 시나리오 희곡 논문 등 시만 빼고 다 해봤는데 처음으로 시집을 내니 조금은 부끄럽고 조금은 기쁩니다. 오늘에서야 절대로 볼 수 없는,그리고 보여서는 안 될 달의 이면 같은 본모습을 드러내는 기분입니다. "
이 교수는 "지금까지 베스트셀러를 많이 냈지만 이번 시집은 한 부도 안 팔려도 괜찮다는 심정으로 썼다"며 "홀가분한 마음으로,정말 쓰고 싶은 것만 쓰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에는 이 교수가 대학 재학 시절 대학 학보에 투고한 시부터 최근 쓴 시까지 총 61편의 작품이 수록됐다. 표제작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는 2003년부터 2004년까지 일본 교토에서 머무르는 동안 '절대고독 속에서 기침처럼 시가 참을 수 없이 피부에서 쏟아져나올 때' 쓴 작품이다.
"술과 시는 남들이 권해서 한다고 하지요. 출판사의 권유로 시를 발표하고 시집까지 내게 됐습니다. 이번에 발표한 작품들은 순수하고 솔직하게 내면을 털어놓은 것이라,시라는 말도 제대로 못 붙이겠습니다. 사실 나만의 시론은 따로거든요. 실험적이고 새로운 시를 써둔 게 있는데 이건 사후에나 발표할 듯싶습니다. "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