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뉴욕發 훈풍 타고 귀환

뉴욕 증시가 이틀 연속 상승한 '뉴욕발 훈풍'을 타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 돌아왔다.

조만간 헤지펀드 자금이 다시 유입될 것이란 주장도 제기돼 그동안 수급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돼 온 외국인 매도강도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31일 외국인은 지난 5월29일 이후 2개월 만에 현물과 선물을 동시 순매수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선 닷새 만에 순매수로 돌아서 86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전날 591억원을 순매도했던 지수선물 시장에서도 이날은 4233억원 순매수를 보였다. 이날 외국인의 선물 순매수는 지난 21일 이후 최대 규모다. 선·현물 베이시스를 키워 프로그램 매수세를 유발해 이날 코스피지수를 떠받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의 귀환은 신용위기가 완화되면서 미국 금융주들이 강하게 반등한 게 주 원인으로 꼽힌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메릴린치가 신용디폴트스와프(CDS) 매각에 성공함으로써 부실자산을 상각이 아닌 매각을 통해 처리하면 금융기관의 회복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로 국내 증시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날 대신증권은 8월 중순이 되면 국내 증시를 떠났던 헤지펀드 자금이 다시 돌아올 것이란 주장을 내놔 주목받았다. 이 증권사 이승재 연구원은 "한국 등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헤지펀드들이 지난해 8월 이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변동성이 커지자 신흥시장을 떠났고,올 들어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매도공세를 보이는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며 "최근 국내 증시의 일일변동성이 감소추세를 나타내면서 8월 중순 이후엔 헤지펀드 자금이 다시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주장했다. 대신증권은 최근 1년 평균 변동성 변화율 등을 근거로 현대차 유한양행 대우인터내셔널 KT&G 등을 헤지펀드가 관심을 보일 종목으로 꼽았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