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하오! 베이징] '인간탄환' 대결 누가 더 빠를까


2008베이징올림픽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지난 4년간 굳어졌던 각 종목의 1인자 지형도에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육상 남자 단거리 종목과 한국의 박태환이 출전하는 수영 등에서는 예측할수 없는 대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관심을 끌고 있는 종목과 선수들을 살펴본다.
◆육상 100m-볼트,포웰,가이 3파전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를 가리는 남자육상 100m는 올림픽의 상징적 종목이다. 그래서 지구촌의 이목은 남자 100m 결승이 열리는 오는 16일밤 11시30분 중국 국가체육장에 쏠려있다.

올해는 우사인 볼트(22),아사파 포웰(26ㆍ이상 자메이카),타이슨 가이(26ㆍ미국)라는 3명의 걸출한 선수들이 왕좌를 노리고 있어 어느 올림픽보다 경쟁이 뜨겁다. 포웰과 가이의 2파전으로 흐르던 남자 육상100m '인간 탄환' 대결은 지난 6월1일 볼트가 9초72로 포웰의 기록(9초74)을 넘어 새로운 세계기록을 세우면서 3파전으로 확대된 것.

200m가 주종목인 볼트는 100m 다섯번째 도전만에 '큰 일'을 내고 당장 금메달 0순위 후보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9초60대에 가장 근접한 선수로 볼트를 꼽는다.

100m 9초대를 33차례나 뛴 포웰은 종전까지 세계기록을 보유했지만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등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없고 가이는 지난해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00m 200m 400m계주 등 3관왕을 차지했으나 100m 최고 기록이 9초85에 머물러 기록상으로 둘에 뒤진다. 한편 볼트는 최근 200m에서도 19초83으로 시즌 베스트 기록을 세우며 올 시즌 20초00에 그친 가이를 앞질러 올림픽에서 볼트가 100m와 200m를 동시 석권할 가능성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육상 110m 허들-로블레스 vs 류시앙

'황색 탄환' 류시앙(25ㆍ중국)의 대회 2연패 길목에 쿠바 출신 스프린터 다이론 로블레스(21)가 도전장을 던졌다. 로블레스는 지난 6월 IAAF(국제육상경기연맹) 그랑프리 대회에서 12초87로 우승,류시앙이 2006년 7월 스위스 로잔대회에서 작성한 12초88을 2년여만에 100분의 1초 앞당기며 세계 기록의 새 주인공이 됐다.

그는 실내 육상대회 60m 허들에서는 최근 여덟차례중 일곱 번이나 우승하고 류시앙과 110m 허들 레이스에서 두번씩 승리를 나눠 갖는 등 류시앙의 강력한 라이벌로 떠올랐다.

2004아테네올림픽 110m 허들에서 금메달을 따내 아시아선수로는 올림픽 트랙 종목에서 최초로 우승한 류시앙은 2006년에는 세계기록을 작성하고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정상에 올라 중국에 확실한 금메달 1개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로블레스의 등장으로 안심할수 없게 됐다.

류시앙은 최근 허벅지 근육통으로 페이스가 떨어졌지만 열렬한 홈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는다면 로블레스와 각축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수영 자유형 400m-박태환 vs 해켓 vs 펠프스

남자 자유형 400m는 '마린 보이' 박태환(19ㆍ단국대)과 호주의 '장거리 영웅' 그랜트 해켓(27)의 대결로 압축된다. 10일 오전이면 둘중 누가 시상대 맨 위에 오를 지를 알 수 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와 프레올림픽에서 두 차례나 박태환에게 물을 먹었던 해켓은 올해 3월 올림픽 대표선발전에서 3분43초15의 시즌 최고 기록을 내며 건재를 과시했다.

3분44초30으로 1년간 잘 버텨온 박태환은 해켓이 앞선 기록을 내자 자극을 받은 덕분인지 지난 4월 울산에서 열린 동아수영대회에서 3분43초59로 자신의 기록을 0.71초 단축했다. 하지만 해켓의 기록에는 0.44초가 모자란다.

해켓은 4년전 아테네올림픽에서 이안 소프에 밀려 은메달에 그친 아쉬움을 이번에 털어낼 계획이고 박태환은 '우상' 해켓을 두 차례나 꺾은 자신감을 앞세워 올림픽에서 태극기가 맨 먼저 올라갈 수 있도록 온 힘을 쏟겠다는 각오다.

경영 8관왕에 도전하는 마이클 펠프스(23ㆍ미국)는 둘의 행보를 가로막을 복병이다. 그는 접영 100m와 200m,개인혼영 200m와 400m,자유형 200m 등 5개 금메달이 유력하고 계영 400m와 800m,혼계영 400m도 미국이 강세를 보여 7관왕까지 노리고 있다.

화룡점정을 이룰 종목이 바로 400m인데 개인 최고기록은 3분46초73으로 일단 박태환과 해켓에 뒤진다. 싱가포르에서 전지훈련중인 펠프스는 2일 기자회견에서 "컨디션이 최고"라며 올림픽사상 최초로 8관왕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도전 불허'-린단.궈징징.레자자데.요시다

이변을 불허하는 선수들도 있다. 4년째 남자 배드민턴에서 단식 세계랭킹 1위를 지키고 있는 린단(25)과 아테네올림픽 2관왕 출신 다이빙 여제 궈징징(27ㆍ이상 중국)은 단상의 주인공이 될 0순위 후보다. 여자 레슬링 55㎏에서 119연승(2002~2007년)을 내달린 요시다 사오리(26ㆍ일본)와 남자 역도 최중량급(+105kg급)에서 인상(213kg)과 용상(263kg) 합계(472kg) 세 종목 모두 세계신기록을 보유중인 '인간 크레인' 후세인 레자자데(30ㆍ이란) 등은 남다른 파워로 세계 정복을 확신하는 원더우먼과 슈퍼맨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