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한나라당 제6정조위원장 "영어교육 폭 넓히고 평가는 쉽게"

한나라당의 나경원 제6정조(교육ㆍ방송통신) 위원장은 3일 "학교 교육만 받으면 편안하게 영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의 폭을 넓히는 한편 평가는 쉽게 해서 입시에서의 변별력을 낮추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나 위원장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영어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이를 위해 교육과정은 물론 평가도 함께 손봐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로스쿨과 관련해 "지금의 상황은 기형적"이라며 "도입하려면 정원을 확 늘려야 하고 안 할거면 도입하지 말아야 한다"며 전면 개편 방침임을 시사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사교육에서 영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인수위 시절의 영어 몰입교육은 오해된 측면이 크다. 전 국민이 영어를 편안하게 할 수 있게 하되 대학입시 등에서 평가 수준을 낮춰 영어 공교육 강화가 사교육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겠다. 영어 교육이 강조되면서 수학 과학 등 기초학문의 학력이 떨어지고 있는 만큼 영어는 어디까지나 수단이라는 원칙 아래 평가는 쉽게 해 입시에서 영어의 변별력을 낮추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공교육 경쟁력을 강화할 방안이 있나.

"공약으로 내놨던 교원평가제와 학교정보 공시제도를 활성화하는 한편 방과 후 학교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전교조 등에서 교원평가제를 반대하는데 교사들이 경쟁의 무풍지대였다는 점이 공교육을 피폐화시킨 부분이 있다. 학교정보 공시제도는 학교 간 학력을 평가해 공시하고 미달하는 학교는 확실히 지원해 공교육의 질을 높이자는 것이다. 특히 공시제도에는 '기초학력미달학생 제로플랜(Zero-plan)'을 도입해 학생들이 공교육에 낙오하지 않는 것을 평가항목에 최우선으로 반영하겠다. "

―방과 후 학교가 기대만큼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참여하는 선생님들에게 인센티브를 더욱 늘려야 한다. 특히 우수 사교육 업체들이 진입할 경우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해 나가겠다. "

―로스쿨 정원과 관련해 말이 많다.

"현재 제도에 문제가 많다. 로스쿨법 자체가 일종의 포퓰리즘적으로 타결된 법안이다보니 기형적인 로스쿨이 됐다. 그렇다고 로스쿨 도입 후 고시낭인이 로스쿨 낭인으로 바뀐 일본의 사례를 보면 단순히 정원만 늘리는 게 해결책은 아닐 듯하다. 일단 시작한 거니까 지켜봐야겠지만 분명 보완이 필요하다고 본다. "―기여입학제 도입의 필요성은.

"개인적으로는 장기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현 정권 내에서 가능할지 모르겠다. 기여입학제를 도입해 대학의 재정을 확충하고 더 많은 학생들에게 공부할 기회를 준다면 긍정적인 기능을 할 수 있다. 아직 국민 대부분이 시기상조라고 생각하고 있는 만큼 그런 정서가 바뀔 때까지 도입 시기를 말하긴 힘들다. "

유창재/노경목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