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세금이 내수 죽인다…올해 더 걷힐 세금만 10조

올해 정부의 세금 수입이 당초 세입 예산보다 10조원가량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에도 세금을 15조원 이상 더 거뒀던 터여서 과다한 세수가 내수의 발목을 잡아 경기 하락을 부채질한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관련기사 A3면

정부 고위 관계자는 "올 상반기 세수를 비공식적으로 추계해본 결과 올해 세수 상황도 작년에 못지 않게 좋을 것으로 분석됐다"며 "연말 세수는 올해 세입 예산 165조6000억원뿐 아니라 법인세율 인하나 고유가 종합대책 등에 필요한 추가 재원 9조원가량을 충당하고도 남을 것으로 보인다"고 3일 말했다. 그는 "세원 투명성 확대 등으로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항구적 세수 증대분'이 8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수입분 부가가치세 등 일시적 증가 요인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해에도 당초 세입 예산보다 15조3000억원을 더 거둬 국가부채 상환 등을 끝내고도 4조8000억원의 세계잉여금을 발생시켰다.

세수가 이처럼 늘고 있지만 이를 민간 영역으로 되돌려 보내는 경기 촉진적 재정정책은 사실상 실종 상태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해 놓은 법인세율 및 유류세율 인하 법안 등은 여야 원구성 대치 속에 안건 상정 자체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서민들의 기름값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고유가 민생종합대책과 이를 뒷받침하는 4조8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 예산안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민간 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입만 열면 '경기대책'이니 '서민생활 안정책'을 요구하고 있는 정치권이 오히려 경기와 민생을 앞장서서 죽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도 이날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회가 현안질의와 청문회를 통해 정부를 야단치면서도 정부가 내놓은 법안조차 처리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배임 및 직무유기"라고 공격했다. 임 의장은 이 자리에서 "서민생활과 직결되는 품목에 대한 부가가치세와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법인세,중산층 대상의 소득세를 인하하는 등 서민계층을 위한 세부담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인식/김유미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