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금경색 조선업 직격탄 … 선박계약 잇단 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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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선박시장에 돈줄이 마르면서 선박 발주를 취소하는 사례가 빈발,세계 조선경기가 하락세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4일 증권시장에서 대우조선해양이 하한가 언저리까지 떨어진 것을 비롯해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업체들의 주가가 10% 안팎 하락한 것도 이 같은 우려의 반영이다. 조선경기 하락에 대한 우려는 지난 1일 현대미포조선과 대우조선해양의 선박 발주 취소 공시가 도화선으로 작용했다. 현대미포조선은 1970억원어치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4척에 대한 수주 계약을 해지했고,대우조선해양은 6190억원 규모의 컨테이너선 8척에 대한 발주가 취소됐다고 각각 공시했다. 두 회사 모두 선주(船主)가 선수금을 입금하지 않아 계약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STX조선이 유럽 선주와 맺은 계약을 해지했고,2월에는 대선조선이 터키 선주로부터 선수금을 못 받아 수주를 취소했다고 공시했다. 선박 건조 계약 해지가 잇따르자 증시 일각에서는 "조선업 호황기가 정점을 지나 하락 국면으로 접어든 게 아니냐"는 걱정 섞인 목소리가 나오면서 조선업종에 대한 '팔자'를 증폭시키는 양상이다.
그러나 조선업계는 "계약 취소 사례를 불황 징후로 보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국조선공업협회 관계자는 "대부분 3년치 일감을 쌓아 놓은 조선업체들이 자금 여건이 부실한 선주들의 주문을 정리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선박을 운용하는 대부분의 선주들은 금융권 차입을 통해 배값을 마련하는데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신용 경색 현상이 심해지면서 선박금융에 실패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작년까지만 해도 평균 12~15년에 달했던 선박금융 대출기간은 올 들어 10년 미만으로 줄었고,대출 비중도 선박가격의 80% 수준에서 65% 미만으로 낮아졌다. 리보(런던은행 간 금리)에 0.5%포인트 정도 얹어주던 대출금리는 '리보+1%포인트' 수준으로 높아졌다.
해상 운임이 최근 들어 하락세를 보이는 것도 계약 해지가 늘어난 원인으로 꼽힌다. 대우조선해양에 컨테이너선 주문을 냈다가 지난 1일 거둬들인 독일의 NSB라는 회사가 대표적인 케이스.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컨테이너선 시황이 계속 좋을 것으로 보고 용선처(해운회사)를 확보하지도 않은 채 선박 건조 주문을 냈다가 운임이 계속 떨어지자 손을 들어 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판(厚板) 가격 상승으로 조선업체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도 주가를 떨어뜨린 요인이다. 현대중공업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11.63%로 전분기에 비해 3.1%포인트 하락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런 요인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조선업체의 최근 주가 하락세는 과도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대미포조선 관계자는 "수주 물량이 2011년까지 모두 차 있고 올해 수주 목표량도 이미 70%가량 달성한 상태"라며 "이번 계약 해지 건을 조선업 시황이 꺾이는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건 무리"라고 말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사건이 악재이긴 하지만 신조선가가 여전히 강세를 이어가고 있어 너무 부정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4일 증권시장에서 대우조선해양이 하한가 언저리까지 떨어진 것을 비롯해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업체들의 주가가 10% 안팎 하락한 것도 이 같은 우려의 반영이다. 조선경기 하락에 대한 우려는 지난 1일 현대미포조선과 대우조선해양의 선박 발주 취소 공시가 도화선으로 작용했다. 현대미포조선은 1970억원어치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4척에 대한 수주 계약을 해지했고,대우조선해양은 6190억원 규모의 컨테이너선 8척에 대한 발주가 취소됐다고 각각 공시했다. 두 회사 모두 선주(船主)가 선수금을 입금하지 않아 계약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STX조선이 유럽 선주와 맺은 계약을 해지했고,2월에는 대선조선이 터키 선주로부터 선수금을 못 받아 수주를 취소했다고 공시했다. 선박 건조 계약 해지가 잇따르자 증시 일각에서는 "조선업 호황기가 정점을 지나 하락 국면으로 접어든 게 아니냐"는 걱정 섞인 목소리가 나오면서 조선업종에 대한 '팔자'를 증폭시키는 양상이다.
그러나 조선업계는 "계약 취소 사례를 불황 징후로 보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국조선공업협회 관계자는 "대부분 3년치 일감을 쌓아 놓은 조선업체들이 자금 여건이 부실한 선주들의 주문을 정리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선박을 운용하는 대부분의 선주들은 금융권 차입을 통해 배값을 마련하는데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신용 경색 현상이 심해지면서 선박금융에 실패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작년까지만 해도 평균 12~15년에 달했던 선박금융 대출기간은 올 들어 10년 미만으로 줄었고,대출 비중도 선박가격의 80% 수준에서 65% 미만으로 낮아졌다. 리보(런던은행 간 금리)에 0.5%포인트 정도 얹어주던 대출금리는 '리보+1%포인트' 수준으로 높아졌다.
해상 운임이 최근 들어 하락세를 보이는 것도 계약 해지가 늘어난 원인으로 꼽힌다. 대우조선해양에 컨테이너선 주문을 냈다가 지난 1일 거둬들인 독일의 NSB라는 회사가 대표적인 케이스.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컨테이너선 시황이 계속 좋을 것으로 보고 용선처(해운회사)를 확보하지도 않은 채 선박 건조 주문을 냈다가 운임이 계속 떨어지자 손을 들어 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판(厚板) 가격 상승으로 조선업체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도 주가를 떨어뜨린 요인이다. 현대중공업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11.63%로 전분기에 비해 3.1%포인트 하락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런 요인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조선업체의 최근 주가 하락세는 과도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대미포조선 관계자는 "수주 물량이 2011년까지 모두 차 있고 올해 수주 목표량도 이미 70%가량 달성한 상태"라며 "이번 계약 해지 건을 조선업 시황이 꺾이는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건 무리"라고 말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사건이 악재이긴 하지만 신조선가가 여전히 강세를 이어가고 있어 너무 부정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