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그린 HSBC 회장 "미국발 亞신용위기 시작됐다"

스티븐 그린 HSBC 회장 "미국발 亞신용위기 시작됐다"
스티븐 그린 HSBC 회장이 미국발 신용위기가 아시아 지역을 강타하기 시작했다고 경고했다.

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그린 회장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분기 실적 발표에서 "인도 베트남 등 일부 아시아 국가들에 경기침체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실제로 경기침체가 인플레이션 및 주가 하락 등과 맞물려 아시아 지역에서 자산관리용 금융상품에 대한 수요 감소 현상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머징마켓(신흥시장)이 선진국 시장과 완전히 디커플링(decouplingㆍ탈동조화)돼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아시아도 경기침체의 안전지대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린 회장의 이 같은 경고는 아시아를 글로벌 신용위기의 피난처로 여겨온 금융계에 우려를 사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그는 그러나 "아시아 지역 경제가 파열음을 내며 폭발하기보다는 작년에 비해 성장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아시아의 중장기 전망은 여전히 낙관적"이라고 덧붙였다.

HSBC는 이날 올 상반기 순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142억달러에 비해 28% 줄어든 102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미국 내 신용위기에 따른 부실 증가로 29억달러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데다 HSBC의 주력 시장인 아시아 지역의 수익도 다소 둔화됐기 때문이다. 그린 회장은 "올 상반기는 최근 수십 년간 가장 어려운 시기였다"며 "경기침체가 현실화됐고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신용위기와 경기침체 현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