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를 위한 漢詩 명편] 칠월칠석

칠월칠석 이옥봉

만나고 또 만나고 수없이 만나는데 무슨 걱정이랴뜬구름 같은 우리네 이별과는 견줄 것도 아니라네

하늘에서 아침 저녁 만나는 것을

사람들은 일 년에 한 번이라 호들갑을 떠네.七夕

無窮會合豈愁思,不比浮生有別離.

天上却成朝暮會,人間 作一年期.
사자의 힘과 여우의 지략을 함께 써라

오늘이 칠석이다. 사람들은 일 년에 한 번 만나는 견우와 직녀가 안타깝다고 호들갑을 떨지만 하늘과 땅의 시간이 이렇게 다르다. 조선 중기 여성시인 이옥봉(李玉峰)은 400여년 전에 벌써 '생각따라 달라지는 인간사'의 이치를 간파했다.

요즘 경영 키워드인 '창조'와 '혁신' 도 생각의 차이에서 나온다. 몇 년 전 베스트셀러 ≪1위의 패러다임≫(노나카 이쿠지로 지음,북스넛)을 읽은 한국 기업인들이 일본을 방문해 저자에게 물었다. "최고의 기업들은 어떻게 일류 이노베이터를 발굴하고 키웁니까?"그러자 그는 "사자의 힘과 여우의 지략을 함께 쓰세요"라고 대답했다. 히토쓰바시대 교수인 그는 "성공하는 리더에게는 사자 같은 리더십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니 필요에 따라 '여우가 되는 일'이 중요하다"면서 "국면에 따라 사자와 여우를 구분해 활용하는 균형 감각을 갖추라"고 조언했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철학인 '천사처럼 대담하게 악마처럼 세심하게'처럼 이상을 추구할 때에는 대담하게 발상하고 이를 실현할 때에는 세심하게 실천하라는 말이다.

세계 최다 판매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마쓰다자동차의 스포츠카 로드스타도 이 같은 원리로 성공했다. '이제 스포츠카 시대는 지났다'는 사내의 반대를 극복하고 소형 경량 스포츠카라면 승산이 있다는 담당 임원의 '사자 리더십'과 발상의 전환을 내세운 '여우의 지략'이 탄생시킨 히트작이다. 한마디로 "경쟁자가 못하는 것을 하라"는 것이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