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부동산 경기 살리기 위한 DTI 완화는 신중해야"

김기현 한나라당 제4정조위원장은 7일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금융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지금으로선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식경제부,국토해양부,농림수산식품부 등과의 정책조정 역할을 맡고 있는 김 위원장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건설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건 사실이지만 금융규제 완화가 자칫 부동산 시장에 잘못된 불을 붙일 우려가 있고 결과적으로 금융권도 위험해질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분양 때문에 지방 중소건설업체들의 위기감이 심각하다.

"안 그래도 오늘 건설업계 사람들을 만났는데 DTI와 LTV(담보인정비율),양도세,종부세 완화를 요구하더라.양도세는 너무 과중하기 때문에 완화해야 한다. 하지만 나머지 금융규제나 종부세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안 그래도 인플레 때문에 걱정인데 집값이 또 급등하면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 될 수 있다. 지방 건설업체들의 고충은 이해하지만 필요에 비해 너무 많은 집을,그것도 비싸게 지어놓은 것도 사실이다. 일단 분양가를 낮춰 팔고 그래도 안 되는 업체는 자연스럽게 퇴출되는 것이 시장원리에도 맞다. "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늘려달라는 요구도 있는데."이제 SOC 사업이 크게 확대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대형 토목공사를 통해 국내 건설경기를 부향하겠다는 것은 다소 시대적 감각에 뒤처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임대형 민자사업(BTL)도 크게 축소해야 한다. 사실상 후대의 돈을 끌어다 쓰는 재정사업인 데도 국회 동의 없이 막 퍼주는 것에 대해 야당 시절부터 불안감이 있었다. "

―유가가 하향안정세다. 전기ㆍ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은 그대로 하나.

"사실 얼마 전 유가가 떨어질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을 때 관련부처 장관들을 만나 인상 계획을 일단 스톱하자고 했다. 이후에 유가가 생각보다 많이 안정됐다. 요금 인상률을 기존 계획보다 더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행스런 일이다. 하지만 가스의 경우 올 들어 원료가격이 70∼80%나 올라 아예 인상을 안 하기는 어렵다. "―급락했다고는 하지만 유가는 여전히 너무 비싼 수준이다.

"그래서 신재생에너지나 해외자원 개발을 위해 유가완충준비금을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유가가 자유화되기 전인 1990년대 중후반에 원유가가 고시가격보다 높아지면 업체들에 재정지원을 하기 위해 조성해 놓은 돈인데 현재 6200억원이 남아있다. "

- 택시업계의 고충도 심각하다. "지역 택시총량제의 구속력을 강화해야 한다. 지금은 국토해양부의 행정지침으로 되어 있는데 이를 법률로 강제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를 위해서 늦어도 다음주초까지는 택시 산업의 제도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할 계획이다. 여기서 LPG 특소세 면제 등도 논의할 것이다. "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