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이후 증시 어디로 … 추가인상 없을땐 '단발성 악재'

추가인상 없을땐 '단발성 악재'
국내 증시가 '금리 인상'이라는 복병을 만나 1560대로 주저앉았다.

7일 코스피지수는 상승세로 출발했으나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 소식이 전해진 후 하락폭이 커져 전일보다 14.71포인트(0.93%) 내린 1564.00에 장을 마쳤다. 시장은 '설마 올릴까'했던 우려가 현실화되자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금리마저 오를 경우 내수 침체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예상외의 조치인 만큼 충격은 불가피하지만 추가 금리 인상이 없을 경우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건설 은행 유통 등 내수업종에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인플레이션 심리 완화 분석도코스피지수는 금리 인상 소식이 전해진 오전 10시 이후 큰 폭으로 밀렸다. 장중 한때 25포인트 이상 빠지면서 1550선까지 위협했다. 건설 은행 등 금리 인상 피해주들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최근 이틀간 금리 동결에 대한 기대로 4% 가까이 급등했던 은행업종지수는 1.56% 내렸다. 우리금융과 기업은행이 각각 2.75%,2.42% 떨어졌으며 지방은행인 대구은행(-3.85%)과 부산은행(-2.80%)의 낙폭이 컸다. 내수 대표 업종인 유통과 건설업종지수도 각각 1.56%,0.98% 빠졌다.

조익재 CJ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유가 하락을 감안하면 금리 인상은 의외"라면서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재광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금리 인상이 내수경기 침체를 촉진할 수 있어 증시에 단기적으로는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주가에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이경수 토러스증권 연구위원은 "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완화시킬 것이라는 공감대가 확산될 경우 부정적인 영향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명석 동양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중장기적으로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줄어들 것으로 보여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도 있다. 4분기 초반 물가가 정점을 찍을 가능성이 크고 경기 악화 속에 물가에만 초점을 맞출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내수주는 영향클듯건설 금융 등 내수주들은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창근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현재 미분양 추세와 73조원을 웃도는 프로젝트파이낸싱 잔액 등을 고려할 때 금리 인상은 중소 건설사의 영업외 수지 악화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국내 미분양 가구 수가 정점을 이루고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차환 금액이 감소하는 4분기까지는 건설업종이 박스권에서 횡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금리 인상이 기업과 가계의 대출 이자 부담을 늘리면서 은행의 신용위험 부담을 키울 것으로 보여 은행업종에도 부정적일 것으로 분석됐다.

이경수 연구위원은 "내수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어 내수주보다는 수출주 중심의 시장 대응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의 재무구조를 잘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 파트장은 "재무구조가 부실한 한계기업의 경우 시장에서 철저하게 소외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가 1분기 보고서를 기준으로 전체 자산에서 순현금 비중이 높고 부채 비율이 낮은 종목을 선정한 결과 만호제강 KCTC 넥센 한일철강 대한가스 녹십자 유니드 등이 꼽혔다. 한편 대우증권은 금리 인상기에 매출채권 회전율이 높아 추가적인 금융비용에 대한 부담이 낮은 기업도 매력적인 것으로 분석했다. 매출채권 회전율이 높다는 건 매출이 바로바로 현금으로 전환돼 돌아온다는 의미다. 이 증권사는 이와 관련,대상 GS홈쇼핑 롯데쇼핑 메가스터디 대한해운 광주신세계 이니시스 대교 등을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서정환/문혜정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