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가전] 세탁기의 진화
입력
수정
'물 한 컵으로 빨래하는 세탁기,세제 안 쓰는 세탁기….'
플라스틱 미립자가 들어있는 한 컵 분량의 물을 세탁기에 넣고 세탁기를 돌린다. 플라스틱 미립자가 세탁물에 달라붙은 오염물질을 빨아들이며 빨래를 한다. 오염물을 흡수한 플라스틱 칩은 세탁이 끝나면 그대로 배출돼 한 컵의 물로도 언제든지 세탁할 수 있다. 꿈같은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현재의 이야기다. 영국 리즈대학의 연구진과 제로스사는 최근 플라스틱 미립자를 이용한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그만큼 세탁기가 진화한 셈이다. 세제를 쓰지 않는 세탁기는 이미 국내에서도 개발완료됐다. 기존 제품보다 가격이 10만원가량 비싼 것이 흠이지만 해당 회사는 상용화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세제를 쓰지 않고도 깨끗한 빨래가 가능할까?'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식이 바뀌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봉세탁기에서 드럼으로
세탁기가 우리나라에 첫 출시된 것은 1969년이다. 국내 최초의 세탁기(WP-11)를 만든 곳은 당시 금성사(LG전자의 전신)였다. 세탁과 탈수를 각각 다른 칸에서 하는 이조식 세탁기가 첫 모델이었다. 이후 흔히 '봉세탁기'로 불리는 전자동 세탁기 기술은 모두 일본에서 가져왔다. 조성진 LG전자 세탁기사업부장 부사장은 "일본을 왔다갔다하며 일본 기술을 배워오는 것이 초기 국내 세탁기 사업의 전부였다"고 말했다. 드럼세탁기가 나온 것은 그로부터 21년 뒤인 1990년.LG전자는 유럽지역 소비자들이 즐겨쓰는 드럼세탁기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내놨다. 드럼세탁기 기술이 점차 발전하기 시작하면서 드럼이 소비자들에게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00년부터다. 세탁물 종류에 따라 세탁방법을 인터넷에서 내려받을 수 있는 신개념 세탁기가 이때 개발됐다. 세탁기 경쟁이 '전쟁'으로 비화된 것도 이때부터였다. LG전자와 삼성전자,대우일렉 가전 3사는 모두 세탁기 기술 개발에 나서며 시장주도권 경쟁에 나섰다.
◆'드럼' 춘추전국시대
2003년부터 업계는 삶기 기능과 건조 기능을 드럼세탁기에 넣으면서 치열한 기술 경쟁에 들어간다. 업계는 이때의 경쟁이 국내 세탁기 시장의 저변을 넓혀주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업계는 이때부터 2006년까지를 춘추전국시대로 꼽았다. 뜨거운 수증기를 사용한 LG전자의 스팀세탁기(2005년),삼성전자의 공기압을 사용한 '에어워시' 기능 세탁기(2006년)가 이 시기에 탄생했다. 빨래기능 외에도 탈취 등의 기능을 강화됐다. 용량도 점차 커졌다. 2003년 12㎏의 드럼 제품이 나온 데 이어 최근에는 LG전자가 16㎏의 초대용량 제품을 내놨다. 업계는 세탁기의 미래를 '시스템'으로 정의했다. 세탁과 건조뿐만 아니라 옷장 기능까지 할 수 있도록 인터넷으로 연결된 세탁기가 나온다는 것이다. 미국의 월풀도 '론드리 스튜디오'라는 개념으로 빌트인 시스템 세탁기 사업에 나서고 있어 세탁기의 진화는 계속될 전망이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
플라스틱 미립자가 들어있는 한 컵 분량의 물을 세탁기에 넣고 세탁기를 돌린다. 플라스틱 미립자가 세탁물에 달라붙은 오염물질을 빨아들이며 빨래를 한다. 오염물을 흡수한 플라스틱 칩은 세탁이 끝나면 그대로 배출돼 한 컵의 물로도 언제든지 세탁할 수 있다. 꿈같은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현재의 이야기다. 영국 리즈대학의 연구진과 제로스사는 최근 플라스틱 미립자를 이용한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그만큼 세탁기가 진화한 셈이다. 세제를 쓰지 않는 세탁기는 이미 국내에서도 개발완료됐다. 기존 제품보다 가격이 10만원가량 비싼 것이 흠이지만 해당 회사는 상용화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세제를 쓰지 않고도 깨끗한 빨래가 가능할까?'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식이 바뀌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봉세탁기에서 드럼으로
세탁기가 우리나라에 첫 출시된 것은 1969년이다. 국내 최초의 세탁기(WP-11)를 만든 곳은 당시 금성사(LG전자의 전신)였다. 세탁과 탈수를 각각 다른 칸에서 하는 이조식 세탁기가 첫 모델이었다. 이후 흔히 '봉세탁기'로 불리는 전자동 세탁기 기술은 모두 일본에서 가져왔다. 조성진 LG전자 세탁기사업부장 부사장은 "일본을 왔다갔다하며 일본 기술을 배워오는 것이 초기 국내 세탁기 사업의 전부였다"고 말했다. 드럼세탁기가 나온 것은 그로부터 21년 뒤인 1990년.LG전자는 유럽지역 소비자들이 즐겨쓰는 드럼세탁기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내놨다. 드럼세탁기 기술이 점차 발전하기 시작하면서 드럼이 소비자들에게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00년부터다. 세탁물 종류에 따라 세탁방법을 인터넷에서 내려받을 수 있는 신개념 세탁기가 이때 개발됐다. 세탁기 경쟁이 '전쟁'으로 비화된 것도 이때부터였다. LG전자와 삼성전자,대우일렉 가전 3사는 모두 세탁기 기술 개발에 나서며 시장주도권 경쟁에 나섰다.
◆'드럼' 춘추전국시대
2003년부터 업계는 삶기 기능과 건조 기능을 드럼세탁기에 넣으면서 치열한 기술 경쟁에 들어간다. 업계는 이때의 경쟁이 국내 세탁기 시장의 저변을 넓혀주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업계는 이때부터 2006년까지를 춘추전국시대로 꼽았다. 뜨거운 수증기를 사용한 LG전자의 스팀세탁기(2005년),삼성전자의 공기압을 사용한 '에어워시' 기능 세탁기(2006년)가 이 시기에 탄생했다. 빨래기능 외에도 탈취 등의 기능을 강화됐다. 용량도 점차 커졌다. 2003년 12㎏의 드럼 제품이 나온 데 이어 최근에는 LG전자가 16㎏의 초대용량 제품을 내놨다. 업계는 세탁기의 미래를 '시스템'으로 정의했다. 세탁과 건조뿐만 아니라 옷장 기능까지 할 수 있도록 인터넷으로 연결된 세탁기가 나온다는 것이다. 미국의 월풀도 '론드리 스튜디오'라는 개념으로 빌트인 시스템 세탁기 사업에 나서고 있어 세탁기의 진화는 계속될 전망이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