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식 개혁' 8 · 15 기점으로 새출발

지지율 상승세 타고 공기업 개혁·규제완화 정면돌파

이명박 대통령(얼굴)이 '8·15'를 변곡점으로 '제2의 출발'을 선언한다. 산업화와 민주화로 상징되는 과거 60년의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60년을 먹여 살릴 새 비전을 제시하며 국정 운영의 드라이브를 거는 '터닝 포인트'로 삼겠다는 의지다. 쇠고기 파문으로 빚어진 국정 혼란에 마침표를 찍고 새 국정 운영의 틀을 선보임으로써 '재발진'의 계기를 잡겠다는 뜻이다. 'MB다움'의 회복으로 요약할 수도 있다.

◆개혁 속도

청와대 관계자는 14일 "'포스트 8·15 구상'의 키워드는 미래,녹색성장,민생 생활 개혁 등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녹색성장은 환경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고 신성장 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미래의 '곳간'"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8·15 경축사에서 녹색성장의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기업 선진화 작업을 신호탄으로 '이명박식 개혁'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규제 완화,부동산 세제 개편,감세 등을 강력히 추진할 태세다. 이와는 별도로 민생 경제를 위한 방안도 집중 추진된다. 9월 정기국회에서의 각종 입법은 물론 복지,교육,고용을 3대 화두로 서민을 위한 경제에 전력하기로 했다.

◆법과 원칙대로

청와대는 최근 해야 할 일은 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법과 원칙을 내세우며 '좌고우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야당의 반발이 거셌지만 장관 3명에 대한 임명을 강행하거나 정연주 KBS 사장의 해임을 밀어붙인 것,18대 국회 원 구성에 개입하면서 '원칙론'을 내세운 것 등이 대표적인 예다.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선(先) 지방 발전,후(後) 수도권 규제 완화'를 천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쇠고기 파문에서 드러난 것과 같이 공권력이 더 이상 훼손될 경우 정권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배어 있다. 최근 들어 상승하고 있는 이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자신감을 갖게 하는 주요인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잘 하고 있다'가 23.4%로 2주 전(18.5%)보다 4.9%포인트 상승했다. 일부 여론조사에선 30%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국정 운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을 만큼 신뢰가 회복됐느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최근의 지지율 상승은 올림픽 영향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