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인큐베이터' G밸리] (下) 제2의 도약 걸림돌은 ‥ '구로 40년 터줏대감' 임영규 약사

"70년대 굴뚝촌 천지개벽했지"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2번 출구를 나와 대로를 우측으로 돌아들면 허름한 약국이 하나 있다. 무려 43년 동안 한 자리를 지켜온 명문약국이다. 임영규 대표(73·사진)는 약국의 사장이자 약사.그는 중앙대 약대를 졸업한 뒤 2년간 제약회사를 다니다가 1965년 이곳에 약국을 내고 구로공단에서 현재의 G밸리로 변모한 격동의 역사를 묵묵히 지켜봤다. "1970~80년대만 해도 공장의 굴뚝들에서 뿌연 연기가 나오는 등 환경이 열악했어.경기가 좋을 때에는 공장에서 회충약이나 두통약,소화제,감기약 등을 박스째 주문해 사가곤 해 재미가 쏠쏠했지.그러다가 1990년대 들어 외환위기가 터지고 나서는 약도 안 팔려 힘들었어.요즘에는 젊은이들이 단체로 와서 숙취음료를 박스째 찾거나 영양제를 챙기는 개인 손님들이 많아."

임 대표는 구로공단 시절에는 낡은 공장건물이 많아 지저분했고 여성근로자들도 한평(3.3㎡) 남짓한 쪽방이 모여있는 속칭 '벌집'에서 기거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낡은 공장을 다 허물고 고층 아파트형 공장이 들어서면서 공단이 말 그대로 천지개벽하고 있다는 것.

그는 "시골에서 올라온 여성근로자들이 묵묵히 일하며 고생한 덕택에 오늘날 우리가 이렇게 윤택하게 살 수 있게 됐다"며 "요즘 G밸리에서 젊은 사람들이 정보기술(IT)이다 벤처다 해서 아이디어 하나 만을 갖고 뛰어다니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G밸리에 입주한 회사원들이 한국경제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맡을 주역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하경환/손대영 인턴(외국어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