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유럽 경기침체 확산…逆성장 공포 현실로

미국 일본 유럽 등 세계 경제 3대 축이 민간 소비 위축으로 '동반 경기 침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고유가 등으로 물가가 치솟으면서 실질소득이 감소한 탓에 선진국 소비자들이 일제히 지갑을 닫아버린 결과다. 이런 영향은 중국 인도 등 신흥 공업국으로 파급돼 세계 경제가 동반 추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뉴욕타임스 로이터 등 주요 언론들은 주요국 경제지표와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세계 경제가 동반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유럽연합(EU) 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가 이날 2분기 유로존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이 1분기에 비해 0.2% 감소했다고 발표하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유로존의 경제성장이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1999년 EU 출범 이후 처음이다.

일본도 민간 소비 침체 영향으로 2분기 성장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 2002년부터 지난 3월까지 평균 임금은 0.8% 감소하고 소비는 1.5% 증가하는 데 그쳤다. 6월까지 백화점 판매는 4개월째 감소했다. 올 여름 휴가철에 국내외 여행경비도 2.3% 줄었다.

미국은 이미 연초부터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7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6%로 17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지난 13일 발표된 7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0.1% 감소했다. 5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전 LA한미은행장)는 "고유가와 미국 신용 경색 여파로 가계 소비가 감소한 데 이어 최근 들어 기업들마저 자금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한동안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욕=이익원/워싱턴=김홍열 특파원 iklee@hankyung.com